작년 코로나19 첫 확산 당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이끈 로버트 레드필드 전 CDC 국장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중국 우한의 한 연구소에서 나왔다고 본다"고 했다.

레드필드 전 국장은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중국의 한 실험실에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러스가 동물에서 사람으로 옮겨졌다거나, 동물 시장에서 처음 확산했다는 등의 시나리오보다 연구소에서 만들어졌다는 가설이 가장 유력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른 이들이 믿지 않아도 상관없다"며 "결국 과학이 이를 증명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코로나19가 박쥐에서 인간으로 옮겨져 확산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렇다면 인간 대 인간 사이에서 전염력이 이정도로 강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의 강한 전염력을 보면 바이러스가 자연 발생한 것이 아니라 실험실에서 개발된 것임을 알 수 있다"며 "만약 동물에서 발생해 인간에 옮겨졌다면 사람들 사이에 퍼지는 과정이 훨씬 오래 걸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레드필드 전 국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강한 전염성이 연구를 통해 만들어진 속성일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질병학자들은 대부분 바이러스를 배양해 각종 실험을 하는 식으로 연구한다"며 "이때 바이러스를 좀더 강력하게 만드는 과정을 거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고의적으로 바이러스를 확산시킨 것인지는 알 수 없다"며 중국이 바이러스를 연구하던 중 코로나19가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그는 코로나19 확산 시점에 대해선 "2019년 9~10월께 중국 우한 어딘가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했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2019년 12월 이전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퍼졌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레드필드 전 국장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 시절 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이끌었다. 2018년부터 지난 1월까지 CDC 국장을 역임했다. WHO는 이달 중 과학자 17명이 조사한 코로나19 기원 관련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