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자동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암호화폐(가상화폐)인 비트코인으로 차량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지만, 소비자로서는 현금이나 신용카드로 살 때보다 유리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비트코인으로 결제하면 적지 않은 세금을 별도로 납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24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미 국세청(IRS)은 암호화폐로 상품을 구매하는 것을 암호화폐를 매각한 뒤 그 돈으로 결제하는 것으로 여긴다.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를 자산의 하나로 분류하고 있어서다. 따라서 비트코인으로 얻은 시세차익을 테슬라 차량 구매에 사용할 경우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1년 전 개당 6700달러에 불과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현재 5만3000달러 안팎에 달해 상당한 양도소득세를 내야 할 수 있다는 게 CNBC의 설명이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목상호 미래회계법인 공인회계사는 “미국에선 2018년 암호화폐가 주식처럼 소득으로 보고하는 자산으로 바뀌었다”며 “한국과 달리 1년간의 모든 소득을 종합해 가감하는 방식인 데다 연 소득 및 자산 보유 기간 등에 따라 세율은 천차만별”이라고 했다. 한국은 내년부터 250만원이 넘는 암호화폐의 양도차익에 대해 일률적으로 20%의 세금을 부과한다. 반면 미국은 차별적인 세율을 매기지 않는다. 또 1년 이상 보유하면 양도세율을 최대 20%만 적용한다.

비트코인으로 얻은 시세차익 탓에 더 높은 과세 등급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