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계좌 스캔들'에 휘청
"핵심사업만 남긴다"
미국 4대 은행 중 하나인 웰스파고가 기업신탁부문을 7억5000만달러(약 8500억원)에 매각한다. 웰스파고는 최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비필수사업을 대거 정리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웰스파고는 이날 성명을 통해 호주 증권거래기업 컴퓨터쉐어에 기업신탁부문을 매각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컴퓨터쉐어는 기존에도 여러 나라에서 기업신탁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웰스파고는 "거래가 올 하반기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기업신탁부문 직원 약 2000명은 컴퓨터쉐어로 이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웰스파고는 핵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이번 거래에 나섰다"고 했다.

컴퓨터쉐어는 "이번 인수로 컴퓨터쉐어가 북미 금융시장에서 발자취를 더욱 넓힐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웰스파고는 2019년 취임한 찰리 샤프 최고경영자(CEO) 주도 하에 최근 비필수사업을 여럿 정리하고 있다. 지난달엔 자산운용부문을 사모펀드 두 곳에 매각하기로 했다.

웰스파고 자산운용부문의 운용 자산 규모는 6030억달러(약 683조3200억원)에 달한다. 이 부문은 사모펀드 GTCR과 레버런스캐피털파트너스가 총 21억달러(약 2조3800억원) 사들여 신생기업으로 바꾼다. 새로 설립되는 자산운용기업 지분 9.9%는 웰스파고가 계속 보유하는 조건이 붙었다.

웰스파고는 작년 12월엔 100억달러 규모 학생대출부문을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1월엔 샤프 CEO가 "철도임대사업부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웰스파고가 수년간 스캔들 이후 핵심사업에만 집중하기로 했다"고 분석했다. 웰스파고는 2002년부터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고객 동의 없이 350만 개가 넘는 유령계좌를 개설한 사실이 2016년 발각된 이후 미 규제 당국으로부터 각종 제재를 받았다.

웰스파고 임직원 수천 명은 고객 개인정보를 도용하거나 서명을 위조하는 식으로 가짜 계좌를 개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는 아예 거짓 개인정보로 계좌를 텄다. 웰스파고는 2017년 이 같은 사실을 인정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웰스파고가 유령계좌 사태로 납부한 각종 벌금은 작년 초까지만해도 40억달러가 넘는다.

이날 웰스파고 주가는 전일대비 1.9% 하락해 주당 38.2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시외거래에선 주가가 0.24% 더 밀렸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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