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간 거래 자국 통화 이용 늘어…달러 비중 50% 밑으로
러 외교장관 "달러 대체해 미국 제재 리스크 줄여야"
중국·러시아, 미국 압박 속 '달러 패권' 도전 연대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의 압박 속에 밀착을 강화하는 가운데 미국 달러의 헤게모니에 도전하기 위한 이들 두 나라의 공동 행동이 가속화하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22일부터 이틀간의 중국 방문 일정을 시작했는데 주요 의제 가운데 하나는 달러 패권을 이용한 미국의 제재에 어떻게 대처할지라고 중국 글로벌타임스가 23일 보도했다.

라브로프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중국 구이린(桂林)에서 회담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과 러시아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가 달러 중심 글로벌 결제 시스템의 리스크에 직면했고 대안을 찾는 것이 시급해졌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달러의 지배를 끝내는 것은 현재로서는 거의 불가능해 보이지만 지배력을 서서히 약하게 하는 방법은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일부 영역에서 '탈(脫) 달러화'(de-dollarization) 현상이 일고 있다고 덧붙였다.

라브로프 장관은 중국 방문에 앞서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중국이 미국 달러와 서방 결제 시스템에 대한 의존을 줄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우리는 기술 자립을 강화하고 자국 화폐를 이용한 결제 및 달러를 대체할 수 있는 다른 국제 화폐 결제를 추진해 제재의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중국 등은 거래에서 달러 대신 자국 통화를 이용하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중국·러시아, 미국 압박 속 '달러 패권' 도전 연대

특히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사업 참여 국가 등과의 거래에서 위안화 사용을 늘리면서 위안화의 국제화를 추진해왔다.

중국이 디지털 위안화를 내놓으려는 것도 위안화의 사용을 확대하려는 노력의 하나로 받아들여진다.

중국은 미국과의 극한 대립으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의 글로벌 결제 시스템에서 차단될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의 '탈 달러화' 노력은 진전을 보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양국간 무역에서 달러 결제 비중은 2015년 90%에서 지난해 1분기 46%로 하락했다.

달러 비중이 50% 밑으로 내려간 것은 처음이었다.

양국은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국가들 간의 거래에 자국 통화를 사용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둥덩신(董登新) 우한과기대학 금융증권연구소장은 "특정 국가들간의 특정 거래에서 탈 달러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면서 "이는 미국의 제재를 피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에서도 '탈 달러' 움직임이 대두하고 있다고 글로벌타임스는 지적했다.

미국이 2019년 이란을 제재했을 때 프랑스, 독일, 영국 등은 미국의 제재를 우회하기 위한 유로화 결제 거래를 발표했었다.

전문가들은 달러의 사용이 점차 줄어들면 달러의 영향력도 약해질 것으로 본다.

실제로 글로벌 결제에서 달러의 비중은 근래 들어 감소했으며 그 자리를 유로화와 위안화가 채우고 있다.

SWIFT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월 달러 결제 비중은 38.26%로 전년의 40.81%보다 낮아졌다.

유로화의 비중은 36.6%로 3% 포인트 넘게 높아졌고 위안화는 0.77% 포인트 상승한 2.42%였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