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이른바 "푸틴은 살인자" 발언으로 양국 갈등이 깊어진 가운데 본국 소환 지시를 받은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 대사가 귀국했다.

21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통신인 타스 등에 따르면 안토노프 대사가 탄 뉴욕-모스크바 노선 여객기가 이날 오전 모스크바 북쪽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앞서 워싱턴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자체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안토노프 대사가 러-미 관계 수정에 관한 협의에 참석하기 위해 귀국길에 올랐다"고 전했다.

안토노프 대사는 코로나19로 워싱턴 DC-모스크바 간 직항 노선이 폐쇄된 상태라 뉴욕 공항에서 모스크바로 출발했다고 타스 통신은 전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지난 17일 안토노프 대사가 미-러 양국 관계 협의를 위해 본국으로 소환지시를 받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러시아의 주미 대사 소환 발표는 미국 측이 러시아의 2020년 미 대선 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응징을 경고한 뒤 곧바로 나왔다.

미 CNN 방송은 앞서 16일 미국 국가정보국(DNI)이 작년 미 대선 국면에서 러시아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당선시키고 바이든 당시 민주당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한 공작을 벌였다는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런 공작을 인지했고 2016년 미 대선과 유사하게 트럼프 전 대통령을 당선시키기 위해 바이든 후보를 공격하는 정보 작전을 직접 지시했을 수 있다고 했다.

이 같은 DNI 보고서 내용과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은 17일 "러시아가 미 대선 개입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자국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푸틴 대통령을 '살인자'로 보느냐는 ABC 기자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독극물 중독 사건에 러시아 정부가 개입돼 있다는 서방측 주장에 근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에 러시아가 주미 대사를 긴급 소환하는 강수로 맞대응하면서 양국 간 외교적 긴장ㅂ 수위가 고조되는 상황이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