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중국 군의 테슬라 차량 사용 금지령과 관련해 "테슬라가 중국을 비롯한 어디서든 간첩 활동에 쓰였다면 우리는 문을 닫겠다"고 말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중국 국무원 개발연구재단이 주최한 중국발전포럼에 온라인으로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머스크는 이어 "우리는 모든 정보에 대해 기밀을 유지하도록 하는 매우 강력한 동기부여 시스템이 있으며 미국이든 중국이든 어느 국가에도 고객 정보를 넘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 내에서 제기된 틱톡의 개인정보 유출 의혹에 대해선 "불필요한 우려라고 생각한다"면서 상호 신뢰를 강조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9일 중국 당국이 몇 주 전부터 군과 정부기관 공무원, 항공 등 국방과 관련된 산업 분야 종사자 등은 테슬라 차량을 몰 수 없도록 조치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를 제재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테슬라에 사용 제한을 내린 것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테슬라의 차량에는 8개의 카메라와 12개의 초음파센서, 자율주행용 레이더 등이 설치돼 있다. 이 기기들은 차량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사용됐는지 등 다양한 정보를 수집한다. 운전자의 휴대폰이 차량에 동기화돼 있어 휴대폰 정보도 유출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테슬라는 2018년말부터 중국 상하이에서 공장을 가동 중이다. 테슬라의 지난해 전 세계 판매량 50만 대 가운데 약 30%인 13만5000대가 중국에서 팔렸다. 올해는 기존 준중형 세단 모델3에 스포츠유틸리티차량인 모델Y 판매도 시작했으며, 2월까지 판매량은 총 3만4000여대로 전년 동기 대비 4배 가까이 커졌다.

테슬라의 중국 시장 의존도는 계속 커지고 있지만 중국 정부가 최근 품질 문제로 테슬라 중국법인 관계자를 소환하는 등 견제를 강화하고 있어 중국에서의 테슬라의 미래가 밝지만은 않다고 WSJ은 진단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