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약품청(EMA)이 아스트라제네카(AZ)와 영국 옥스퍼드대학이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을 재확인한 후 유럽 주요국 지도자들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거나 맞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19일(현지시간)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

존슨 총리는 런던 세인트 토머스 병원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차 접종을 했다. 그는 접종 후 "말 그대로 아무 것도 느끼지 않았다"며 "아주 좋았다, 매우 빨랐다"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지난해 런던 세인트 토머스 병원 중환자실에서 코로나19 치료를 받은 바 있다.

영국에서 코로나 백신 1차 접종자는 성인 인구의 거의 절반인 2600만명을 넘어섰다. 200만명이 2차 접종까지 마친 상태다. 영국 정부는 다음달 15일까지 50대 접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장 카스텍스 프랑스 총리도 이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차 접종을 마쳤다.

ANSA 통신 등에 따르면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방침을 공개했다. 드라기 총리는 "아직 예약하지는 않았다"면서도 "내 연령대 그룹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허용되기에 나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드라기 총리는 아들이 전날 영국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받았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이날 연방정부·16개 주총리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메르켈 총리는 "내 차례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을 선호하지만, 어떤 일이 있어도 맞겠다"고 강조했다.

유럽에서는 최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사람들 사이에서 혈전 증세가 나타났다는 보고가 잇따랐다. 이에 불안감이 증폭돼 이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특정 제조단위 혹은 전체 백신 접종을 일시 중단하는 국가가 줄을 이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EMA는 안전성 평가를 거쳐 전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과학적 결론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의 백신 전문가들은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WHO 백신 안전에 관한 자문위원회(GACVS)의 코로나19 소위원회는 성명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위험 대비 이익 분석에서 계속해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소위원회는 "전 세계적으로 감염을 예방하고 사망을 줄일 수 있는 엄청난 잠재력을 지녔다"며 "이용 가능한 자료는 코로나19 백신 투여 후 심부정맥혈전이나 폐색전증 같은 혈전 질환의 전반적인 증가를 시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보고된 혈전색전증 발병률은 이러한 질환들의 예상 진단 수와 비슷하다"며 "두 질환은 자연적으로 발생하고 드물지 않다"고 덧붙였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