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살 여성 메릴린 하트먼, 시카고 오헤어공항서 또 체포
비행기 몰래 탑승에 집착하는 미국 60대…22번째 적발
상습적으로 비행기를 몰래 타 미국 항공 보안 당국을 당혹스럽게 한 미국의 60대 여성이 또다시 공항에서 체포됐다.

시카고를 관할하는 쿡 카운티 보안관청은 18일(현지시간) 시카고 오헤어국제공항에서 지난 16일 '상습 불법 탑승자' 메릴린 하트먼(69)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하트먼이 보호관찰 기간에 승인 없이 지정된 시설을 벗어난 사실을 보고받고 전자 모니터링 장치를 추적, 그가 접근금지 명령이 내려진 공항으로 향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일 오후 1시 38분께 오헤어공항 1청사 인근에서 그를 체포해 쿡 카운티 교도소에 수감했다고 전했다.

일간 시카고 트리뷴에 따르면 하트먼은 최근 지역방송의 인터뷰 요청에 응한 지 수일 만에 보석 규정을 어기고 또다시 이같은 일을 벌였다.

변호인은 "방송이 나간 후 하트먼의 감정이 극도로 불안정해졌다"며 밀항에 대한 집착을 다시 불러일으켰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당시 인터뷰에서 하트먼은 "앞으로 불법적인 탑승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은 18일 하트먼의 위반 행위에 보석금 10만 달러(약 1억1천만 원)를 책정했으며, 보석 조건 위반 혐의에는 가석방 불허 판결을 내렸다.

하트먼은 오는 22일 다시 법정에 설 예정이다.

하트먼이 항공기 무임 탑승 시도, 밀항, 공항 접근 금지 명령 위반 등의 혐의로 체포된 것은 이번이 벌써 22번째라고 AP통신은 전했다.

기록에 남은 첫 번째 시도는 2014년 2월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보안검색대를 통과해 하와이행 항공편에 오른 것으로, 하트먼은 기내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가 좌석 주인이 나타나면서 적발됐다.

두 달 후인 2014년 8월에는 새너제이 국제공항에서 몰래 비행기에 타는 데 성공,
로스앤젤레스 공항까지 갔으나 무임 탑승 사실이 드러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015년에는 미네소타 공항에서 플로리다주 잭슨빌까지 가서 공항 인근 호텔에 다른 사람 이름으로 투숙했다가 사기 및 무단침입 혐의로 기소되기까지 했다.

그는 치료감호시설에 6개월간 수감돼있었지만 2018년 1월 다시 오헤어공항으로 가서 여권도 탑승권도 없이 런던 히스로공항까지 가서 영국 사법당국에 체포됐다.

보호관찰 및 정신질환 치료 명령을 받고 석방된 그는 2019년 10월 또다시 오헤어공항 보안검색대에서 붙잡혀 수감됐다.

하지만 작년 3월 사법 당국이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재소자 조기 석방 조치를 내린 후 비영리단체가 운영하는 시설에서 보호관찰을 받아왔다.

하트먼의 행동 동기는 불분명하다.

그는 10여 년 전까지 시카고에 거주하다 이후 떠돌이 노숙자 신세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