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확대로 인플레 압력
"Fed, 통화완화 중단할 수도"
월스트리트의 전설적인 투자자이자 과거 ‘채권왕’으로 불렸던 빌 그로스 핌코 공동 창업자(사진)가 “미국 인플레이션이 머지않은 시점에 3~4% 수준으로 치솟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국채 가격이 크게 떨어질 것(수익률 상승)으로 예상해 선물을 공매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로스는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2%를 밑돌고 있는 물가 상승률이 향후 이 수준을 크게 웃돌 것”이라며 “3~12개월 내 3~4%의 숫자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지난달 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1.7%였다. 시장에선 올 하반기 2% 수준으로 오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로스는 “1조9000억달러 규모 코로나19 구제 법안과 함께 인프라 투자 법안도 예고되고 있다”며 “대규모 재정 지출 탓에 물가 상승 압력이 갈수록 세질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작년 4월 이후 원자재 가격이 거의 40% 뛰었다”며 “경제 봉쇄가 풀리면 보복적인 수요 역시 상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로스는 “인플레이션이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의 (통화 완화적인) 조치를 중단하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 1200억달러에 달하는 채권 매입과 초저금리 정책 기조를 조기에 수정할 것으로 본 것이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그렉 젠슨 최고투자책임자(CIO)도 이날 “세계적으로 연쇄적인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기 직전”이라며 “Fed가 당초 계획보다 일찍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마이클 슈마허 웰스파고 금리전략본부장은 “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끝나는 17일 이후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연 2.25%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날 연 1.62%로 마감한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단기간 0.6%포인트 이상 급등할 것이란 예상이다. 슈마허는 “국채 금리는 내년엔 연 3%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며 “2023년이 아니라 내년에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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