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일대에서 일어난 총기 난사 사건으로 한인 4명을 포함한 8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아직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외신들은 최근 증가하는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일련의 증오 범죄에 주목하고 있다.

AFP통신은 이날 "이번 총기 난사 사건은 최근 지역사회 내 증오 범죄가 급증해 많은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두려워하는 가운데 발생했다"며 "아시아인이 운영하는 사업체가 표적이 된 것 아니냐는 즉각적인 두려움이 유발됐다"고 말했다.

특히 사건이 일어난 애틀랜타는 아시아계 비율이 높은 편이다. 조지아 인구 중 4%인 약 50만명이 아시아계이고, 애틀랜타가 포함된 풀턴 카운티 거주자의 약 7.6%가 아시아계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미국에선 아시아계 대상 차별과 증오 범죄가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캘리포니아와 뉴욕에서는 아시아인을 표적으로 삼은 폭력 행위에 아시아계 노인들이 다치거나 숨졌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 11일 대국민연설에서 이와 관련해 "매우 잘못된 일이고 미국인답지 않은 행동"이라고 말했다.

지역 정치인과 시민단체 활동가들은 아시아계 증오 범죄일 가능성을 높게 두고 규탄하는 목소리를 냈다. 니카메 윌리엄스 조지아주 하원의원은 이날 "이번 공격은 슬프게도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폭력의 패턴을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비영리 단체 '아시아·태평양계 미국인에 대한 증오 중단'(스톱 AAPI 헤이트·Stop AAPI Hate)'는 이번 사건에 대해 "아시아계 미국인 사회가 참고 있는 공포와 고통을 악화시킬 뿐"이라고 말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지난해 3월19일부터 올해 2월28일까지 미국에서 보고된 아시아에 대한 차별 행위는 최소 3795건으로 집계됐다.

사건 소식이 전해진 후 미국 내 다른 지역도 아시아계 거주지에 대한 순찰을 강화했다.

뉴욕경찰청 대테러국은 이번 사건에 대해 "관찰하고 있다"며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뉴욕에 위치한 아시아계 커뮤니티에 경찰관을 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애틀 경찰청도 아시아계 미국인 커뮤니티 인근 순찰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아직 아시아계를 표적으로 삼은 증오 범죄일 가능성에 대해 조심스러워하는 입장이다. 로드니 브라이언트 애틀랜타 경찰서장은 "어떤 결론도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5~6시 사이 애틀랜타 일대 마사지·스파 업소 세 곳에서 연이어 발생한 총격으로 8명이 사망하고 1명이 다쳤다. 사망자 중 4명은 한국계 여성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2명은 한인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아시아계 여성, 2명은 각각 백인 여성과 남성이다.

이어 용의자 로버트 에런 롱(21)이 체포됐으며, 경찰은 잇따라 일어난 총격 사건이 동일인의 범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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