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스팩 투자 과열? 공매도 올해 들어 3.7배로 급증
미국 내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투자 시장이 과열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스팩의 향후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고 경제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금융정보 분석업체인 S3파트너스에 따르면 미국 증시의 스팩에 대한 공매도 투자 잔액은 이달 9일 26억7천만달러(약 3조336억원)에 달했다.

이는 작년말 7억2천만달러의 약 3.7배 수준이다.

지난달 한때는 스팩 공매도 잔액이 29억7천만달러까지 늘기도 했다.

주요 사례별로 보면 대출 스타트업 '소셜 파이낸스'와 합병을 계획 중인 '소셜 캐피털 헤도소피아 코프 V'(Social Capital Hedosophia Corp V) 스팩은 발행 주식 중 공매도 주식 비율이 19%에 달했다.

이 스팩은 유명 투자자 차마트 팔리하피티야가 만들었다.

전기차 스타트업 루시드와 합병할 계획인 처칠 캐피털 스팩(Churchill Capital Corp IV)의 공매도 주식 비율도 약 5%로, 이달에만 거의 2배로 상승했다.

지난해 10월 스팩과 합병한 로즈타운 모터스(Lordstown Motors)의 공매도 주식 비율은 공매도 전문 투자업체 힌덴버그 리서치가 최근 부정적인 내용의 보고서를 낸 영향으로 3.4%에서 5%로 늘어났다.

힌덴버그 리서치는 로즈타운이 주문과 생산량을 부풀려 투자자들을 오도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지난주 발표했고 이 여파로 12일 로즈타운 주가는 16.54%나 내렸다.

이처럼 스팩 관련 공매도 투자가 늘면서 최근 스팩 주가도 대체로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금융서비스 업체 'Indxx'의 스팩 주가지수는 지난달 중순부터 이달 10일 사이에 약 17%나 하락했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가 보유하지 않은 상태의 주식을 빌려 판 뒤 나중에 사서 갚는 방식의 매매 기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