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주식 고르기 '더 선택적'이어야한다"

1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개장 전 유럽에서 들려온 소식이 투자자들의 자신감을 북돋아주었습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통화정책회의를 끝낸 뒤 성명을 내고 2분기에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을 통한 채권 매입 속도를 1분기보다 상당히 높이기로 했다고 발표한 겁니다.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PEPP 총한도는 유지하면서 일시적으로 매입 속도를 높여 금리 상승세에 대응하겠다는 겁니다. 채권 시장과 증시는 모두 ECB가 금리 상승을 저지해주길 바라고 있었는데 그걸 성명서 첫번째 부분에서 꼭집어 해소해준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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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는 또 올해 물가 예상치를 당초 1%에서 1.5%로 높였습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오르겠지만 일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이날 ECB의 행동은 전반적으로 비둘가파적으로 해석됐습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마에바 쿠진 이코노미스트는 "ECB가 국채 금리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행동에 나섰다"며 "이는 시장에 안도감을 준다"고 밝혔습니다.

월가는 반색했습니다. ECB의 행동에서 다음주 16~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하는 미 중앙은행(Fed)을 떠올린 겁니다. 월가 관계자는 "ECB의 행동은 Fed가 다음주 회의에서 ‘ECB처럼 접근하지 않겠냐’는 시장의 기대를 높여줬다"면서 "다만 미국은 유럽보다 백신 보급 속도도 빠르고 경제 전망도 더 빨리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유사한 행동을 할 지는 모르겠다"고 설명했습니다.

곧 이어 나온 미국의 주간 실업급여청구건수도 71만2000건으로 발표됐습니다. 전주보다 4만2000건 감소했으며, 월가 예상(72만5000건)보다 적었습니다. 작년 11월 첫째 주 이후 가장 적은 수치입니다. 또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 1월 채용공고(job openings) 수치도 691만7000명으로 지난해 12월의 675만2000명보다 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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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지난주 나온 2월 고용지표와 궤를 같이 합니다. 2월 신규 고용은 37만9000건으로 시장 예상(20만건)을 훌쩍 웃돌았지요. 특히 한파와 정전에도 불구하고 레저·접객업에서 35만 5000개의 일자리가 늘었습니다. 각 주의 실내 식사 제한이 조금씩 풀리면서 레스토랑·술집에서만 28만 6000명을 지난달 더 고용했기 때문입니다.

전날 잦아든 인플레이션 우려(2월 소비자물가지수 1.7%)와 380억 달러 규모의 입찰 성공으로 잠잠하던 미 국채 10년물의 수익률은 이날 이른 새벽 1.4%대까지 떨어졌습니다. ECB 성명이 발표된 후에 1.488%에서 거래됐고, 이날 최저는 1.479%를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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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30년 입찰은 그럭저럭 원만히(Just fine) 이뤄졌습니다. 낙찰 금리는 연 2.295%로 직전 시장 금리보다 0.5bp(1bp=0.01%포인트) 높았습니다. 응찰률은 2.284배로 전달의 2.176배보다는 높았지만 평균인 2.336배는 밑돌았습니다.

연 1.5% 수준으로 올라간 금리 때문에 일본 등 해외 투자자가 돌아올 것이란 기대도 살아났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일본 투자자들은 3월 초까지 2주간 34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매도했지만 지난주 소폭 매수로 돌아섰습니다. 블룸버그는 각국의 10년물 수익률을 보면 환헤지 비용까지 따질 경우, 미국 국채를 사면 자국 채권을 사는 것보다 1% 이상 높은 금리를 얻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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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가 안정되자 뉴욕 증시는 크게 올랐습니다. 특히 금리 상승에 부정적 영향을 받았던 기술주들이 큰 폭으로 뛰었습니다. 테슬라가 4.7% 올랐고, 애플과 페이스북, 알파벳, 넷플릭스도 모두 올랐습니다. 특히 중국반도체산업협회(CSIA)가 미국의 기술기업들과 수출통제, 공급망 안보 문제를 논의할 워킹그룹을 설립했다고 발표하면서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이 4% 가량 오르는 등 반도체주가 급등했습니다.

결국 다우는 0.58%, S&P 500 지수는 1.04% 올랐고 나스닥은 2.52% 급등했습니다. 다우와 S&P 500 지수는 사상 최고로 치솟았고 ,이번 주 월요일 최고치에서 10%까지 떨어졌던 나스닥도 다시 5% 아래까지 근접했습니다.

지수는 회복됐지만 종목, 업종별 주가를 따져보면 신규상장주, 스팩(SPAC), 아크인베스트의 상장지수펀드(ETF) 등 그동안 폭등했던 부분에서 약 20% 거품이 제거됐다는 분석입니다. 또 주가수익비율(P/E)도 23배 수준에서 22배 수준으로 소폭 하락했습니다. CNN 등이 집계하는 공포와 욕망지수도 적당한 수준으로 내려왔고요. 그래서 주가가 더 매력적이 됐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금요일까지 이런 수준이 유지된다면 이번 주는 금리가 유동치기 시작한 지난 5주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게 됩니다.

게다가 오후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예정보다 하루 더 빨리 부양책에 서명했습니다. 백악관은 이번 주말부터 1인당 1400달러 수표가 계좌에 입금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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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화이자와 이스라엘 보건부는 백신 접종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유증상 감염 및 중증 환자 발생, 사망 예방 효과가 97%로 나왔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무증상 감염 예방 효과는 94%였습니다.

월가는 본격적인 경기 회복을 대비하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엘런 젠트너 수석 이코노미스트와 애덤 비르가다모 미국 주식전략가는 팟캐스트에서 백신 보급 확대로 경제가 재개되고 1조9000억 달러가 추가로 풀린 미 경제와 증시에 대한 향후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이를 요약해보겠습니다.

-백신 접종과 경제 재개, 그리고 경기 회복이 작년 예상했던 타임라인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우선 작년 말에 통과 된 부양책 덕분이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약 8%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해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게 시작하는 것이다.

또 백신 보급은 지금까지는 우리 예상과 일치하지만 4월부터는 더 많은 사람들이 접종을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 최근 매일 보급되는 백신량과 실제 접종건수는 예상보다 훨씬 빨리 증가하고 있다. 동시에 경제 재개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빨리 시작됐다. 그래서 이미 2월 초부터 놀라운 속도로 더 많은 일자리를 회복하기 시작했다.

-1조9000억 달러의 부양책은 금새 효과를 낼 것이다. 1인당 1400달러의 수표는 곧 사람들의 계좌에 입금되기 시작할 것이다. 몇주면 끝날 것이다. 미 국세청(IRS)은 이미 이런 작업을 몇 번 해봤다.

최근 가계는 부양책 수표를 받으면 열흘 이내에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즉 더 이상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저축하기보다는 소비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3월 말, 4월 초에 다시 지출을 크게 늘릴 수 있다. 이는 미국 경제가 다시 일자리를 회복하는 강력한 다리가 되면서 노동소득이 점차 회복될 것이다. 우리가 올해 미국의 GDP 증가율이 8%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다.

-작년 4월 첫 부양책 수표가 지급됐을 때는 많은 양이 저축됐다. 미래가 불확실했을 뿐 아니라 경제가 봉쇄됐고 사람들은 쓰려고 해도 쓸 수 없었다.

물론 이번에도 저축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1분기 저축률이 다시 20%로 올라갈 것이다. 알다시피 이미 팬데믹 이후 1조5000억 달러의 추가 가계 저축액이 쌓여있다. 지난 12월 부양책에 이번 부양책을 더하면 저축액은 약 2조 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경제가 재개되면 엄청난 구매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미국인들은 서비스에 대해 매우 큰 억눌린 수요를 갖고 있다.

우리가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것으로 보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엄청난 수요가 공급 병목 현상과 만날 수 있어서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주식 고르기 '더 선택적'이어야한다"

-1월 고용은 실망스러웠다. 미국 경제가 재개되지 못했기 때문에 예상하지 못한 일은 아니었다.

2월 고용에서 레저 및 접대 부문, 특히 레스토랑에서 수십만 개의 일자리가 회복된 걸 봤다. 그건 몇몇 주에서 식당 영업을 제한적으로 허용한데 따른 작은 효과였을 뿐이다. 계속 개방이 이뤄지고 더 많은 주가 제한을 해제한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다. 2월에 민간에서 약 5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됐으니, 경제 개방이 빨라질 경우 이를 뛰어넘는 고용이 이뤄질 것이고 그게 기준이 될 것이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강력한 고용 창출을 기대한다. 최근 실업률 예상치를 더 낮췄다. 올해 말까지 실업률이 5%로 떨어지고 내년 말에는 3.9% 밑으로 내려갈 것으로 본다. 그건 V자 회복이다. 경제의 V자 모양의 회복, 그리고 엄청난 재정적 부양책이 그걸 만들 것이다.

-투자자들은 지금 주식에 어떻게 접근해야할까. '선택적'으로 해야한다. 주가는 지수 수준에서 높이 올라왔고, 기업 이익 기대치는 이전 고점보다 높은 수준이다. 동시에 우리는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며 주가수익비율(P/E)은 약간 축소될 것으로 본다.

향후 1년 동안 우리가 예상하는 건 약간의 줄다리기다. 높아지는 기업 이익 기대치와 경기 회복의 속도, 높은 P/E간의 싸움이다. 이전반적으로는 주요 지수가 약간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보지만 그건 일종의 줄다리기 유형, 즉 오르락 내리락하는 식이 될 것으로 본다. 경제 재개와 함께 지수 상승세가 상대적으로 완만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주식을 잘 골라야한다.

우리는 향후 몇 달 동안 팬데믹 이후 지출이 어떻게 될 지, 소비 패턴이 어떤 모습일 지에 대한 데이터를 얻기 시작할 것이다. 핵심 키워드는 유지(retention), 복귀(reversion) 및 주가다. 유지라는 건 팬데믹 때 얻은 수혜를 유지하는 걸 뜻한다. 또 복귀는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걸 의미한다. 여행주가 분명한 사례가 될 것이다.

투자자들은 경제 재개로 변화할 상황을 적절히 책정하고 있는 주식과 그렇지 않은 주식을 지금 구별해야한다.

조사한 결과 반도체, 홈엔터테인먼트, 인터넷 서비스, 통신 소프트웨어, 일부 커뮤니케이션 소프트웨어 등 '집에서의 소비'와 관련된 주식들에 대해 시장이 팬데믹 이후에도 높은 기대를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부는 경제의 강력한 주기 상승 기대에 힙입어 오르고 있다. 우리가 조언하는 건 '더 선택적이어야한다'는 것이다. 경제주기의 확장이 높은 기대치를 충족시킬 수 있을 지 확인해봐야 한다.

몇몇 부분에서는 선택의 기회가 넓다고 본다. 은행과 소비자금융, 서비스, 에너지, 광고(특히 옥외 광고), 할인소매업, 식품 유통, 기업서비스 업종 등이다. 이들 기업은 잠재적으로 상승 잠재력이 큰 환경에 속해있다고 본다.

팬데믹에서 수혜를 입은 영역에서는 전자상거래와 관련된 부문에 긍정적 시각을 많이 갖고 있다. 팬데믹으로 온라인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구매하게 되면서 소비자 지출과 구매 패턴의 디지털화 속도가 빨라졌다. 경제가 재개되고 소비자가 다시 오프라인 매장으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번 팬데믹이 전자상거래의 침투를 가속화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또 데이터와 디지털 고객 참여가 증가한 부문도 보고 있다. 이와 함께 막대한 재정 부양책으로 경기 회복에 따른 실적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업종도 주목하고 있다.

이날은 조용했지만 경기 회복과 함께 살아날 금리 걱정은 여전히 잠복해 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날 "미국은 향후 몇달간 경제가 정상화되면서 매우 강력한(super-strong) 경제 지표들을 보게될 것이다. Fed가 기존의 완화적 통화정책을 정상화하는 방향으로 나가지 않겠다고 시장에 알리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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