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주지사 후보 성범죄 의혹 관련 여성계 반발 커져
멕시코 '여성의 날' 시위 앞두고 대통령궁 철벽 봉쇄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 도심의 대통령궁이 오는 8일 '세계 여성의 날' 시위에 대비해 철벽 봉쇄에 들어갔다.

5일(현지시간) 멕시코 일간 엘우니베르살 등은 도심 소칼로 광장 옆에 있는 대통령 집무·거주 공간인 국립궁전 주변에 밤사이 철제 바리케이드가 쳐졌다고 전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이 오는 8일 예정된 여성 시위에 대해 "시위대가 소칼로에 오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한 지 하루 만이다.

시위대가 공공기관 건물이나 문화재를 훼손하는 경우가 잦은 멕시코에서 대규모 시위를 앞두고 주요 건물에 보호벽을 치는 것이 처음은 아니다.

대통령궁 인근의 예술궁전도 이미 바리케이드로 둘러싸였다.

그러나 이번 대통령궁 봉쇄는 멕시코 대통령이 여성계와 불편한 관계를 이어가는 가운데 등장한 것이라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2018년 12월 취임한 좌파 성향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여성단체 등으로부터 늘어나는 여성 살해 사건 등에 안이하게 대응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멕시코 '여성의 날' 시위 앞두고 대통령궁 철벽 봉쇄

그는 여성 범죄 증가를 전 정권이나 신자유주의 탓으로 돌리거나, 여성 시위에 다른 정치적 목적이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엔 여당 주지사 후보의 성범죄 의혹과 관련해 보여준 태도로 여성단체 등의 반발을 샀다.

오는 6월 선거에 여당 국가재건운동(모레나·MORENA)의 게레로 주지사 후보로 나서는 펠릭스 살가도에 대해 최소 두 차례의 성폭행 의혹이 일면서 당 안팎에서 후보 사퇴 요구가 잇따랐으나 대통령은 이를 정치적 공격으로 치부했다.

이날 대통령궁에 철벽이 쳐진 보기 드문 장면은 온라인상에서 논란의 대상이 됐다.

멕시코의 유명 작가이자 언론인인 데니스 드레서는 트위터에 "'역사상 가장 페미니스트적인 정부'를 자처하면서 국립궁전을 벙커로 만들어 놓았다"고 꼬집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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