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보조금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유럽이 벌여온 보복관세 전쟁이 화해 분위기로 돌아섰다. 미국과 영국은 보복관세 부과를 일시 유예하며 ‘휴전’을 선언했다. 세계 항공기 시장에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조만간 보복관세 전쟁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과 영국 정부는 4일(현지시간) 공동 성명을 통해 앞으로 4개월 동안 보복관세 부과를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미국이 영국산 주류, 치즈 등에 부과해온 고율의 보복관세가 일시적으로 사라진다. 올해 초 영국 정부는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관세 부과 중단을 선언하며 먼저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영국은 EU와는 별개로 미국과 합의에 도달했다.

그동안 미국은 자국의 항공기 제조사인 보잉에, EU는 에어버스에 보조금을 지급해왔다. 양측은 보조금 지급이 시장을 교란한다며 서로를 비난해왔다. 2004년부터 시작된 항공기 보조금 분쟁은 세계무역기구(WTO)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진행된 무역 갈등으로 꼽힌다.

영국에 이어 EU도 미국과의 보복관세 분쟁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미국과 EU는 보복관세를 6개월 동안 유예하는 방안을 놓고 협의 중이다. 단 세부 조건을 놓고서는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