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 5일(이하 현지시간) 새벽 4차례 강진과 여진이 발생해 쓰나미 경보가 발령되는 등 혼란스러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비정상적 조류로 쓰나미 가능성이 남아있어 당국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5일(현지시간) 뉴질랜드 현지 언론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27분께 뉴질랜드 북섬 동해안 테아라로아에서 105km 떨어진 바다 90km 깊이에서 규모 7.1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어 오전 6시41분과 8시30분에도 뉴질랜드 북섬에서 동북쪽으로 1000여km 가까이 떨어진 케르마덱 제도 인근 해역에서 규모 7.4와 8.1의 강진이 발생해 쓰나미 경보가 발령됐다. 다행히 신속한 조치로 주민들이 대피해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고 경보도 몇 시간 뒤 해제됐다.
쓰나미성 너울이 밀려오는 모습. [출처=데일리메일]
쓰나미성 너울이 밀려오는 모습. [출처=데일리메일]
지진으로 집 내부가 흔들리는 장면. 이후에도 수십초가 더 지진이 이어졌다. [출처=데일리메일]
지진으로 집 내부가 흔들리는 장면. 이후에도 수십초가 더 지진이 이어졌다. [출처=데일리메일]
하지만 당국은 긴장을 늦추지 않는 모습이다. 뉴질랜드 국가비상관리국(NEMA)은 "뉴질랜드 연안에 강력하고 비정상적인 조류가 발생할 수 있고 예측할 수 없는 큰 파도가 해안으로 몰려올 수도 있다"며 "수영이나 낚시, 서핑은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주민들은 활동을 중지하고 바다에서 멀리 떨어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뉴질랜드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7500km 이상 떨어진 하와이를 비롯해 태평양 전역의 여러 섬나라에 쓰나미 경보가 발령됐고, 호주의 노포크 섬에는 쓰나미의 전조처럼 너울성 파도가 일었다.

이번 지진으로 뉴질랜드의 수도인 웰링턴에도 쓰나미 주의보가 발령돼 여객선 운항이 지연되는 등 현지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쓰나미를 대피하기 위해 산이나 언덕 등 높은 지대로 뛰어가는 현지인들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현지인들은 이른 아침 시간에 일어난 이번 지진을 "매우 길게 흔들렸다", "땅과 집이 갈라지고 금이 가는 듯한 소리가 났다"고 묘사했다.
쓰나미 경보 발령으로 고지대로 대피하기 위한 행렬 [출처=데일리메일]
쓰나미 경보 발령으로 고지대로 대피하기 위한 행렬 [출처=데일리메일]
교직원들과 학생들을 옥상과 높은 지대로 대피시킨 현지 학교 교장 숀 테파니아씨는 이번 지진으로 인해 몰려온 쓰나미를 "초현실적인 경험이었다"고 놀라워했다. 그는 "지금은 괜찮지만 밀물 상황이었을 경우 매우 위협적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뉴질랜드 당국은 주민들 휴대전화로 긴급경보를 보내 "해안 지역 사람들은 즉시 모든 대피 구역에서 벗어나 고지대나 내륙으로 가능한 한 멀리 이동해야 한다"며 "집에 있지 말고 신속하게 위험 장소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지진 발생 후 인스타그램에 "지진의 엄청난 위력을 느꼈을 사람들이 모두 무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뉴질랜드 지진 활동 관측기구 지오넷(GeoNet)은 "최소 6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지진을 느꼈으며 그중 몇 백 명은 지진의 진동을 '심각하다'고 표현했고, 75명은 '극심하다'고 표현했다"고 발표했다.
지진 발생 현황 [사진=뉴질랜드 지진 활동 관측기구 지오넷(GeoNet) 캡처]
지진 발생 현황 [사진=뉴질랜드 지진 활동 관측기구 지오넷(GeoNet) 캡처]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