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장관 선거인단에서 민주파가 잡은 구의원 몫 아예 없어질 듯
홍콩 입법회 선거는 또 1년 연기 전망
중국이 홍콩·대만과의 관계에 대한 원칙을 재확인하며 국제사회에 선을 넘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홍콩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는 방향의 선거제 개편도 이뤄질 전망이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5일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연례회의 정부 업무보고에서 홍콩·마카오에 대해서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원칙을 충실히 지켜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헌법과 기본법 집행을 위해 홍콩과 마카오 특별행정구의 체제와 구조를 향상시킬 것"이라며 "두 지역의 국가안보 수호를 위해 법 집행을 확실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부 세력이 홍콩·마카오 문제에 간섭하는 것에 단호하게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인대는 이번 회기에서 '홍콩 특별행정구 선거 제도 완비에 관한 결의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홍콩 수반인 행정장관의 선거에서 현재 민주파가 잡고 있는 구의원 몫을 아예 없애고, 입법회(의회)에서도 선출직 비중을 줄이는 방안이 추진될 것이라고 홍콩 매체들은 보고 있다.

5년 임기의 홍콩 행정장관 선거는 내년 3월로 예정돼 있다. 캐리 람 현 행정장관은 2017년 당선됐다. 행정장관 선거는 간선제로, 1200명의 선거인단이 투표한다. 이 선거인단은 38개의 직능별 선거위원회에서 선출한 선거인, 입법회 의원, 구의회 의원 등으로 구성된다.

38개 직능별 선거위원회와 전인대·정협 의원은 이미 친중파가 장악하고 있다. 입법회는 지난해 야권 의원들이 모두 사퇴하면서 친중 의원들만 남았다. 구의원 몫은 117명이다. 구의원 선거인단은 승자독식 방식이어서 현 상태대로라면 80% 이상을 장악한 민주파가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홍콩 매체들은 이번 전인대에서 구의원 몫 117석을 없애고 친중 성향 단체가 장악한 직능대표 몫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입법회 의석 수는 70석에서 90석으로, 행정장관 선거인단은 1200명에서 1500명으로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다. 현재 선출직 35석, 직능대표 35석으로 구성된 입법회에서 이를 각각 30석씩으로 줄여 60명으로 만든 후, 나머지 30명은 행정장관 선거인단 중에서 뽑게 될 것이라는 게 홍콩 명보의 예측이다.

행정장관 선거인단 선거는 오는 12월로 예정돼 있다. 전인대가 이번에 홍콩 선거제를 개편하면 지난해 9월 전격 연기된 입법회 선거는 또다시 1년 연기될 것이으로 예상된다. 선거인단 가운데 입법회 몫을 미리 정한 다음 선출직 30명을 뽑게 되기 때문이다.

전인대 의사 진행 전례에 비춰볼 때 홍콩 선거 제도 변경에 관한 결의안은 행사 마지막 날 전체 투표를 통해 압도적인 찬성률로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