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뒤처진 사회 전반의 디지털화를 촉진하기 위한 디지털청 설립을 추진하는 가운데 메이저 은행권에서 다소 후진적인 사고가 발생했다.

일본 3대 은행의 하나인 미즈호는 지난달 28일 전국에 걸쳐 발생한 자동입출금기(ATM) 장애의 원인이 올해 도입한 디지털 계좌로의 데이터 이전 작업과 관련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4일 발표했다.

삽입한 현금카드나 통장이 제대로 반환되지 않은 장애는 미즈호은행의 일본 전역 ATM 가운데 80%를 넘는 4천318대에서 확인됐다.

미즈호는 지금까지 정기예금과 관련된 데이터 이전 작업 과정에서 메모리 용량이 부족했던 것이 장애의 원인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발표에 따르면 올해 1월 도입한 디지털 계좌로 기존 계좌 정보를 옮기는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생긴 문제가 ATM 장애로 이어졌다.

日메이저은행, 디지털화 추진 과정서 대규모 ATM 장애
장애는 전날(3일)에도 도쿄, 오사카 등지의 28개 거점 ATM에서 재발했다.

미즈호는 디지털화 전략에 따라 올해 1월부터 신규 계좌를 열 때 종이통장 발급을 원하는 고객에게 1천100엔의 수수료를 물리면서 인터넷으로 입출금 기록을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통장을 본격 도입했다.

또 1년 이상 거래 실적이 없는 예금 계좌를 디지털 계좌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교도통신은 이번 사고로 기존 계좌의 디지털 계좌 전환이 미뤄지는 등 요란하게 추진한 미즈호은행의 디지털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9월 취임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팩스와 도장으로 대변되는 아날로그 행정이 부각된 것을 계기로 일본 사회 전반의 디지털화를 주요 정책 과제로 내걸었다.

이에 따라 디지털화를 이끌 디지털청이 올해 안에 총리 직할 기구로 출범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