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차펙 월트디즈니 최고경영자(CEO)가 "자녀 없는 성인 구독자들 덕분에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플러스가 크게 성장했다"고 말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019년 11월 출범한 디즈니플러스는 월가와 디즈니의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가족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로 유명한 디즈니의 이미지와 달리 디즈니플러스는 마블·루카스필름 등이 제작한 다양한 영화와 TV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이미 30개국에서 9490만 명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했다. 넷플릭스의 190개국 유료 가입자 수(1억9500만 명) 절반이 넘는 규모다. 차펙은 "구독자 가운데 절반은 자녀없는 가정에 살고 있다"며 "생각보다 많은 비중을 이런 고객들이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펙은 모건스탠리가 주최한 한 화상 콘퍼런스에서 "디즈니플러스와 같은 서비스가 비가족 고객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점을 우리는 미처 깨닫지 못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사실 우리의 글로벌 고객 중 50%는 자녀가 없다"며 "때문에 우리는 콘텐츠의 특성에 대해 더욱더 폭넓게 생각할 기회를 얻게 됐다"고 강조했다.

1년 전 CEO 자리에 오른 차펙은 스트리밍 서비스에 무게를 두고 디즈니의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집중했다. 디즈니는 지난해 12월 당초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며 2024 회계연도 말까지 훌루, ESPN+ 등 자사의 스트리밍 서비스 전반에 걸쳐 3억5000만 명에 달하는 글로벌 가입자를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