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5% 가까이 급락…시장 '경영 개입, 다른 공기업으로 확산하나' 우려

브라질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공기업 경영 개입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국영은행인 방쿠 두 브라지우의 안드레 브란다웅 총재는 전날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갈등을 인정하면서 사임 의사를 밝혔다.

브란다웅 총재는 방쿠 두 브라지우를 이끌 의사가 더는 없다는 뜻을 대통령실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대통령이 경영개입' 논란 확산…국영은행장 사임 의사
두 사람의 갈등은 브란다웅 총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지점 축소와 고용인력 감축 계획을 마련하자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이를 비판하면서 시작됐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로 실업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방쿠 두 브라지우가 지점과 인력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내놓자 총재 해임을 경고하는 등 불만을 표시했다.

브란다웅 총재가 사임 의사를 밝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상파울루 증시의 방쿠 두 브라지우 주가가 전날 5% 가까이 떨어지는 등 금융시장이 흔들렸다.

특히 금융시장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경영 개입이 다른 공기업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앞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 19일 에너지 기업 페트로브라스의 연료 가격 결정 방식을 비판하면서 호베르투 카스텔루 브랑쿠 최고경영자(CEO)를 군 장성 출신 조아킹 시우바 이 루나로 교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카스텔루 브랑쿠를 내치고 에너지 분야 경험이 전무한 인사를 CEO에 임명한 것을 두고 금융시장은 물론 집권세력 내부에서도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발언이 나오고 나서 페트로브라스 시가총액은 2거래일 동안에만 200억 달러(약 22조 원) 감소했다.

그러자 페트로브라스 투자자들은 "페트로브라스를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며 집단소송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통령의 무리한 경영 개입에 따른 손실을 보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