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처럼 '유럽의약품청' 승인 전 자체 승인 추진…'감염 상황 심각'
EU 회원국 체코 대통령, 푸틴에 '스푸트니크V' 백신 공급 요청
유럽연합(EU) 회원국인 체코의 밀로시 제만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러시아제 신종 코로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 공급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제만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에게 백신 공급을 요청했다고 밝히면서 "내가 제대로 보고를 받았다면 나의 요청이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연히 (스푸트니크 V 백신에 대한) 인증서가 필요하겠지만 반드시 유럽의약품청(EMA)의 인증서일 필요는 없다"면서 "나로선 (체코) 국가의약품통제소의 인증서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CNN 방송은 제만 대통령이 안드레이 바비스 자국 총리와 협의 뒤에 푸틴 대통령에게 백신 공급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제만 대통령은 EU 지도자들 가운데 이례적인 친러시아, 친중국 인사로 알려져 있다.

그는 EU 회원국이면서도 EMA 승인이 나기 전에 자체적으로 스푸트니크 V 백신을 승인하고 자국민 대상 접종을 시작한 헝가리의 선례를 따르길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헝가리는 앞서 지난 1월 EU가 배포하는 코로나19 백신 분량이 부족하다면서 접종 속도를 높이기 위해 스푸트니크 V와 중국 제약사 시노팜의 코로나19 백신을 각각 승인했다.

뒤이어 이달 중순부터 스푸트니크 V 백신 접종에 들어갔다.

최근 들어 코로나19 감염 상황이 크게 악화한 체코는 인구 100만 명당 신규확진자 수 세계 1위란 오명을 쓰고 있다.

지금까지 1천만 명 인구 가운데 약 123만 명이 감염돼 2만300여 명이 숨졌다.

지난해 12월 말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체코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등 서방 백신을 사용하고 있다.
EU 회원국 체코 대통령, 푸틴에 '스푸트니크V' 백신 공급 요청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