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매장·극장·음식점 등 '북적'
춘제 전후로 내수 회복세 뚜렷
지난 27일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의 다웨청 쇼핑몰. QR코드를 찍고 들어가려는 손님들이 입구부터 길게 줄을 섰다. 입장객 수를 제한하는 애플 매장엔 수십m의 대기줄이 생겼다. 이 매장 직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없어졌던 입장 대기가 다시 시작됐다”고 전했다.

명품점부터 극장, 서점, 음식점 등 11층 건물의 거의 모든 점포에 사람이 넘쳐났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다웨청 등 주요 쇼핑몰마다 손님들이 몰리면서 시내 곳곳에선 교통 체증이 종일 이어졌다.

수출과 달리 좀처럼 살아나지 않던 중국 내수 경기가 춘제(설) 연휴 전후로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가 베이징을 중심으로 재확산하던 작년 12월과는 완전히 딴판이다. 당시 중국의 소매판매 증가율(전년 동월 대비)은 4.6%로 전월 5%에서 하락했다. 중국 정부가 다시 방역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베이징을 둘러싼 허베이성의 성도 스자좡시에 2주 가까이 이동 자제령을 내리고 1100만여 명의 시민 전원에게 코로나19 검사를 9회나 받도록 할 정도였다.

이후 확진자 감소로 방역이 완화되자 춘제를 계기로 소비가 살아났다. 춘제 연휴인 지난 11~17일 중국 유통·외식업체의 매출은 8210억위안(약 142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7%, 2019년 대비로는 4.9% 증가했다. 연휴 동안 영화표만 총 77억위안(약 1조3000억원)어치가팔렸다. 역대 춘제 최고 기록이었던 2019년의 57억위안을 50% 이상 웃돈 수치다.

중국인의 소비심리를 개선한 요인 중 하나로 백신 접종이 꼽힌다. 중국 보건당국은 춘제 직전까지 의료, 대중교통, 택배 등 종사자 4000만 명에게 자국 제약사가 개발한 백신을 접종했다. 춘제 직후부터는 전국에서 대대적으로 일반인 대상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물론 자국 백신을 맞지 않겠다는 중국인이 여전히 많다. 공식 항체 형성률이 해외 백신에 비해 낮고, 접종 대상 연령도 18~59세로 한정됐다는 점에서 부작용 우려가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중국 정부는 아파트 대문마다 백신 접종 신청 안내문을 붙이고, 외국인도 신청을 받는 등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경기 회복세가 강해지자 중국의 금리는 다른 나라보다 먼저 오름세를 보였다. 중국의 2월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13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우차오밍 차이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금리 상승은 경기 회복 기대를 반영한 것”이라며 “미국 등 선진국 경기 회복은 지난해 중국 성장을 이끈 수출을 탄탄하게 받쳐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출과 내수의 쌍끌이 덕에 중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20%를 넘을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보수적인 베이징대 경제정책연구소까지 중국의 1분기 성장률을 18%로 예상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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