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법안 하원서 통과했지만
"최저임금, 예산과 관련 없다"
상원 사무처 유권해석에
'부양책+최저임금' 가결 어려울 듯
미국 하원이 27일(현지시간) 1조9000억달러 규모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구제법안을 통과시켰다. 상원은 이 법안에서 최저임금 인상 조항을 뺀 뒤 가결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슈퍼 부양책’으로 불리는 코로나19 구제법안은 하원 전체 표결에서 찬성 219표 대 반대 212표로 가결됐다. 민주당 의석(221석) 중 이탈표는 2표였다.

이번 부양책엔 1인당 1400달러의 현금 지급, 주당 400달러의 추가 실업급여, 백신 접종 및 코로나19 검사 확대, 지방정부 및 학교 정상화 지원 등의 계획이 담겼다. 연방 최저임금을 현재의 7.5달러에서 2025년까지 15달러로 올리는 내용도 포함됐다. 관련 법안은 상원으로 이관돼 최장 2주간 논의한 뒤 표결에 부쳐진다.

하지만 법안의 일부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엘리자베스 맥도너 상원 사무처장이 “최저임금 인상안은 예산 조정 대상에 포함할 수 없다”고 결정해서다. 민주당은 상원에서 일반적인 법안 처리 요구 기준인 3분의 2가 아니라 과반 찬성만으로 통과시킬 수 있는 예산 조정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혀왔다. 현재 민주당과 공화당이 상원 의석(100석)을 절반씩 나눠 가진 만큼 예산 조정권을 활용하지 않으면 부양법이 상원을 통과하기 어려운 구조다.

기존 부양법에서 최저임금 인상안이 제외되면서 부양책이 집행될 가능성은 훨씬 높아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도파로 분류되는 조 맨친, 키어스틴 시너마 등 일부 민주당 상원의원조차 “최저임금 인상안이 부양책에 포함되면 반대표를 행사하겠다”고 공언해 왔기 때문이다.

상원이 최저임금 인상안을 뺀 나머지 법안을 통과시킬 경우 하원은 이 수정안에 대해 또다시 표결해야 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낭비할 시간이 없다”며 부양책의 빠른 처리를 다시 한번 촉구한 만큼 수정 법안이라도 하원이 서둘러 가결할 가능성이 높다.

상원에서 최저임금 인상안이 빠진 부양법이 처리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버니 샌더스 등 일부 급진좌파 의원들은 시간당 15달러 미만의 임금을 지급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징벌적 세금을 부과하는 법을 제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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