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진 "AZ 기피 현상은 심리적 문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사진=AP 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사진=AP 연합뉴스]

국내에서 26일 영국계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접종이 시작된 가운데 유럽에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시민들 불신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유럽연합(EU) 정상들이 우려를 표했지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사진)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65세까지 접종을 권고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인 만큼 66세인 자신은 백신 접종 권고 연령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2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현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받아들이는 데 문제가 있다"고 현지 언론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아스트라제네카는 효과적이고 안전하면서도 믿을 수 있는 백신으로 유럽의약품청(EMA)이 승인했다"면서 "독일에서는 65세까지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당국은 우리에게 이 백신이 믿을 수 있다고 말했다"며 "백신이 지금처럼 부족한 상황에서 여러분은 어떤 백신을 맞을지 고를 수 없다"고 충고했다.

다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을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나는 66세로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권고 연령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한 발 물러섰다.

아스트라제네카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한 독일에서는 유통기한 때문에 백신을 폐기해야 할 상황이 우려되자 교사·경찰·군인 등 공무원에 우선 접종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독일의 질병관리청인 로베르트코흐연구소(RKI)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전국에 배포된 150만 회분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가운데 사용된 백신은 약 18만7000회분이다. 전체 물량의 12%가량만 소진됐다. 우선 접종 대상자인 의료진과 65세 이상 노인들이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을 꺼린 결과다.

이에 독일 정부는 교사, 경찰, 군인 등 공무원들을 접종우선 순위에 올릴 계획이라고 지난 22일 도이체벨레,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우선 접종 대상자를 확대해 백신 배포 속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가디언은 유럽 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이른바 '아스트라제네카 기피' 현상은 유럽 각국 규제 당국의 결정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앞서 프랑스와 독일, 스웨덴,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등 최소 10개국 이상의 유럽 국가들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고령층 사용을 제한했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과 달리 고령층을 상대로 한 임상시험 자료가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스위스는 임상자료 부족을 이유로 아예 승인 자체를 막았다.

독일의 질병관리본부인 로버트 코흐 연구소 산하 백신 위원회의 토마스 메르텐 교수는 시민들의 아스트라제네카 기피 현상에 대해 "심리적 문제"라며 "불행히도 목표에 도달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백신 위원회는 65세 이하 시민들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을 실시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그는 '백신 위원회의 권고에도 책임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백신의 안전과 무관한 결정이라고 언급했으며 백신이 안전하지 않다고 비판한 적은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고령층 집단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다는 점을 말했고 실제 권고를 내놓던 당시엔 자료가 없었다"고 했다.

이어 "난 그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기피하는) 주요한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주된 이유는 앞서 접종을 시작된 mRNA 백신(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의 효과가 훨씬 좋다는 소식이 퍼진 데 있다"고 강조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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