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미운털' 알리바바에 '탈빈곤 표창'은 줬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알리바바가 자국의 가난 극복에 기여했다면서 표창장을 줬다.

25일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전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 탈빈곤 표창 대회에서 표창장을 받은 1천501개 단체 가운데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도 포함됐다.

알리바바는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8년간 타오바오(淘寶) 등 여러 자사 플랫폼을 통한 농산물 판매액이 총 1조위안(약 172조원)에 달했으며 최근 3년간 832개의 국가 지정 빈곤 현(縣) 지역 주민이 알리바바 플랫폼을 통해 판 상품 규모도 2천700억 위안에 이른다고 밝혔다.

작년 10월 창업자 마윈(馬雲)이 도발적 어조로 정부를 비판한 후 알리바바가 당국의 강한 압박을 받아왔기에 시장 일각에서는 이번 표창장 수여가 '관계 회복' 조짐이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분위기도 있다.

다만 알리바바가 비록 국가 지도부가 주는 표창을 받기는 했지만 1천500여개의 수많은 표창 기관 중 하나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중국 정부가 알리바바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을 거둔 것으로 보기는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시각 역시 존재한다.

마윈은 작년 10월 열린 금융 포럼에서 당국이 앤트그룹 같은 핀테크 기업에 전통적 규제를 적용해서는 안 된다면서 정부를 비판했다.

이 직후 세계 최대 규모가 될 예정이던 앤트그룹 상장이 전격 취소됐고 당국은 반독점, 개인정보 보호 등 여러 명분을 앞세워 전자상거래와 핀테크 등 알리바바그룹의 핵심 사업 관련 규제를 강화 중이다.

구체적으로 중국 시장감독총국은 알리바바가 독점적 지위를 악용해 입점 상인들에게 징둥(京東) 같은 다른 경쟁 회사에 입점하지 못하게 양자택일을 강요했다는 의혹을 중심으로 한 반독점 조사를 진행하고 있어 알리바바가 막대한 벌금을 물게 될 가능성도 있다.

금융 당국은 또 알리바바그룹의 핵심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그룹의 금융지주사 전면 재편을 목표로 한 전면적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국유기업이 증자에 참여하는 등의 방식으로 마윈의 영향력을 축소할 것이라는 관측도 고개를 든다.

왕성한 대외 활동을 하던 마윈은 한때 '실종설'이 돌 정도로 칩거 중이다.

당국에 단단히 미운털이 박힌 것으로 여겨지는 알리바바가 중국 지도부가 주는 표창장을 받았다는 소식에 전날 홍콩 증시에서 알리바바 주식은 전날 장중 2% 넘게 오르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