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의약품까지 美 중심 재편
韓·日·대만 등과 협력 강화할 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반도체, 전기자동차 배터리, 희토류, 의약품 공급망을 재검토하라고 행정부에 지시했다. 이들 품목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막고 미국 중심의 공급망을 짜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행정부에 대해 100일간 이들 품목의 공급망을 조사해 권고안을 제출하도록 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또 국방, 보건, 정보통신기술, 에너지, 운송, 농식품 등 6개 산업에 대해선 1년간 공급망을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현재 미국은 차량용 반도체 칩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엔 의약품 공급난을 겪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공급망 재검토를 지시한 이유다.

하지만 행정명령은 ‘중국 견제’ 성격도 짙다. 미국은 희토류의 80%가량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 1위국이고, 반도체 자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행정명령이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를 막고 반도체, 배터리 등 미래 기술에서 중국의 부상을 막기 위한 목적이란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공급망 검토 결과에 따라 핵심 품목의 미국 내 생산 독려나 동맹국과의 협력이 이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또 금융 혜택이나 관세·조달 정책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 내 반도체, 배터리 생산을 늘리거나 한국, 일본, 대만 등 동맹국과의 협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내정자는 이날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적대적이고 약탈적인 중국의 리더십은 우리의 가장 큰 지정학적 시험”이라며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보이는 것이 다가올 수십 년간 국가안보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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