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치솟으며 부족 현상까지 벌어지는 코로나19 백신 실험용 원숭이. 사진=연합뉴스

몸값 치솟으며 부족 현상까지 벌어지는 코로나19 백신 실험용 원숭이. 사진=연합뉴스

전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속도가 붙으면서 백신 실험용으로 쓰일 원숭이의 품귀 사태마저 발생하고 있다. 중국이 지난해 야생동물 거래를 제한하면서 원숭이 한 마리당 가격은 1100만원을 넘어섰다.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미국 과학자들은 최근 정부에 실험 대상용 원숭이들의 안정적인 공급을 보장해 줄 것을 요청했다.

미국생물의학연구협회(NABR)는 조 바이든 행정부에 백신 실험용 원숭이 부족 현상에 대해 문제제기를 할 계획이다. 매슈 베일리 NABR 회장은 "팬데믹이 시작된 뒤 중국의 원숭이 수출 중단이 신중하게 고려한 긴급 결정이지만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생각하면 중국이 수출을 재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약사들에게 실험용 원숭이들을 공급해온 미국 바이오컬연구소 대표 루이스 씨는 실험용 원숭이 1마리의 가격이 1만 달러(약 1100만원) 이상으로 1년 전의 두 배가 넘는 수준으로 치솟았다고 밝혔다.

1년이 넘은 코로나19 사태는 아직 수그러들지 않았고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전염력이 강한 변이 바이러스까지 등장했다. 이에 모더나, 존슨앤드존슨 등 세계적인 제약회사들은 코로나19 백신 연구에 계속 힘쓰고 지만 실험용 원숭이 부족이라는 난관을 만났다.

영장류인 원숭이의 유전자는 90% 이상 인간과 같고 생명 활동도 비슷하기 때문에 백신 개발에서 임상실험을 하기 전에 최고의 실험 대상이다. 미국에서 실험용 원숭이들이 부족한 것은 베일리 NABR 회장이 언급한 것처럼 중국의 수출 중단의 영향이 크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P)에 따르면 미국이 2019년 원숭이가 대부분인 영장류 3만3818마리를 수입했는데 그 중 60%가 중국에서 들여왔다. 하지만 중국이 지난해 야생동물 거래를 제한하면서 실험용 원숭이들이 미국으로 오는 길도 막혔다.

미국 과학자들은 아프리카 남동부 섬나라 모리셔스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백신 연구를 위한 원숭이들을 확보하려고 했지만, 중국과 같은 풍부한 공급처를 찾지 못했다. 미국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미국에서 전략적인 원숭이 보호구역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고 NYT가 밝혔다.

원숭이 부족 사태가 언제 해결될지는 불투명하다. 중국 외교부는 실험용 원숭이 수출과 관련해 "일단 국제적 상황이 개선되고 수출입 조건이 충족된다면 중국은 수출입 재개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NYT가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과학자들은 자국에서도 실험으로 쓸 원숭이들이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중국 후베이 톱진바이오테크놀러지의 판매 관계자는 "우리는 해외에 판매할 원숭이들을 갖고 있지 않으며 돈 문제도 아니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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