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공기업 경영 개입 가능성 커져…시장 반응 주목
브라질 보우소나루 정부 2년새 공기업 CEO 3분의1 군출신이 장악
브라질에서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가 출범한 이후 2년 만에 연방정부 산하 공기업 최고경영자(CEO)의 3분의 1이 군 출신으로 채워졌다.

24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연방정부 산하 공기업 46개 가운데 15개가 군 출신이 CEO를 맡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 CEO도 군 출신으로 교체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브라질 경제에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는 페트로브라스 CEO에 에너지 전문가가 아닌 군 출신이 기용되는 것은 군사독재정권(1964∼1985년) 종식 직후인 1980년대 말 이후 처음이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다른 공기업 경영진도 교체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히면서 군 출신 기용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이처럼 군 출신이 공기업 CEO에 많이 기용되면서 대통령의 공기업 경영 개입 가능성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이며, 이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주목된다.

1980년대 중반 브라질 중앙은행 총재를 지낸 경제학자 아폰수 세우수 파스토리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페트로브라스 CEO를 교체하겠다고 밝힌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약속을 지키지 않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보우소나루의 자유주의 경제 정책에 대한 환상은 깨졌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금융시장의 각종 지표가 부정적으로 움직이자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공기업 민영화 방침을 밝히고 나섰으나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경기 침체와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가뜩이나 위축된 외국인 투자 유치를 더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

브라질 중앙은행 자료를 기준으로 1월 외국인 투자는 18억3천800만 달러로 집계돼 2006년의 14억7천200만 달러 이후 1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나타냈다.

지난해 1월의 26억5천400만 달러보다 30% 넘게 감소했다.

지난해 연간 외국인 투자는 341억6천700만 달러로 2019년보다 50% 이상 줄었고, 2009년 이후 가장 저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