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일본에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의 접종 시기에 국민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 전 국민을 대표하는 총리의 지위를 고려해 우선 접종을 받게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당사자인 스가 총리는 차례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24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스가 총리의 접종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일본 정부가 공표한 접종 순서는 의료종사자가 최우선이고, 그다음이 65세 이상 고령자(약 3천600만 명)다.

백신 확보 물량에 따라 정확한 시기가 유동적인 가운데 일본 정부는 올해 72세인 스가 총리가 포함된 65세 이상 고령자 그룹의 접종을 오는 4월 시작한다는 계획을 잡아 놓고 있다.

정해진 접종 순서를 지킨다면 스가 총리가 백신을 맞는 시기는 아무리 일러야 4월 이후가 되는 셈이다.

日 스가 총리, 백신 접종 언제…특권논란 경계 '여론 살피기'
이와 관련, 후쿠다 다쓰오(福田達夫) 자민당 의원은 22일 열린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총리는 1억2천500만 국민의 생명을 책임지고 있다"며 스가 총리에게 먼저 접종을 받으라고 제안했다.

그러나 스가 총리는 "내 차례가 오면 솔선해서 맞겠지만 순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정해져 있다"고 말해 우선 접종을 받을 가능성을 부인했다.

스가 총리의 이 같은 태도는 특권 논란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정기 회기 중인 국회에서 연일 모이는 각료와 국회의원의 집단감염이 일어날 경우 행정·입법 기능이 마비될 우려가 있지만 일반 국민보다 먼저 의원들이 백신을 맞을 경우 특권을 누리는 '상급(上級) 국민'이라는 비판 여론이 일 것이라는 경계감이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스가 총리의 접종 시기에 대해 65세 이상의 접종이 시작된 후 백신 안전성을 홍보하는 효과를 고려하면서 여론 동향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