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형사 재판을 앞두고 레바논으로 도주한 카를로스 곤 전 닛산 자동차 회장이 레바논의 베이루트에서 기자회견을 하면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사진=EPA연합뉴스
일본에서 형사 재판을 앞두고 레바논으로 도주한 카를로스 곤 전 닛산 자동차 회장이 레바논의 베이루트에서 기자회견을 하면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사진=EPA연합뉴스
터키 법원이 카를로스 곤 전 닛산차 회장의 탈출을 도운 터키 항공사 임원과 조종사 2명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터키 관영 아나돌루 통신에 따르면 이스탄불 바크르쾨이 법원은 24일(현지시간) 곤 전 회장의 일본 탈출을 도운 혐의로 기소된 MNG항공의 임원 1명과 조종사 2명에게 징역 4년 2개월을 선고했다.

다만, 터키 법원은 같은 혐의로 기소된 조종사 2명에게는 무죄 판결을 내렸다.

앞서 터키 검찰은 MNG항공 조종사 4명과 항공사 임원 1명에 대해선 이민자 밀입국 혐의로, 승무원 2명은 범죄 보고를 하지 않은 혐의로 각각 기소했다.

곤 전 회장은 2018년 11월 유가증권 보고서 허위기재와 특별배임 등 혐의로 일본 사법당국에 구속됐다가 10억엔(약 106억원)의 보석금을 내고 5개월 만인 2019년 3월 풀려났다.

그러나 1달여 만에 재구속된 뒤 추가 보석 청구 끝에 5억엔(약 53억원)의 보석금을 내고 2019년 4월 다시 풀려나 사실상의 가택 연금 상태에서 재판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후 곤 전 회장은 같은해 12월 29일 11시께 오사카 간사이공항에서 이륙한 개인용 비행기로 터키 이스탄불로 도주했다. 이스탄불에선 다른 개인용 비행기를 타고 레바논으로 이동했다.

레바논 시민권자인 곤 전 회장은 유년기를 이곳에서 보냈다. 곤 전 회장의 부인 캐럴 곤도 레바논 출신이다.

간사이공항에서 이륙한 개인용 항공기에는 높이 1m 이상의 대형 상자 여러 개가 반입됐는데, 이 수하물은 엑스레이 검사를 받지 않았다고 당시 NHK가 공항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개인용 비행기는 운항 회사나 기장의 판단에 따라 종종 수하물 검사 절차가 생략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말 일본 사법당국의 감시망을 뚫고 영화 같은 탈출극을 벌여 레바논으로 도주하면서 일본 열도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당시 MNG 항공은 자사 항공기 2대가 곤 전 회장의 도주에 이용됐으며 관련 직원들이 비행 기록을 조작, 그의 이름을 당시 승객 명단에서 파악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