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원주민인 인디언의 체로키 부족이 자동차 제조사 지프에 자신들의 부족명을 더는 상표로 사용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고 워싱턴포스트(WP)와 CNBC 방송 등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체로키 부족의 대표인 척 호스킨은 이날 성명서에서 "기업과 스포츠팀이 원주민 이름과 이미지, 마스코트를 자신들의 제품이나 팀 유니폼 등에 사용하는 것을 그만둬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차량 옆면에 우리 부족명을 붙여놓는 게 우리를 예우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체로키 부족이 그동안 지프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명에 불만을 보인 적은 있지만 이렇게 직접적으로 사용 중단을 촉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WP는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BLM)' 운동을 계기로 기업과 스포츠팀이 제품명이나 팀명에서 인종차별적인 요소를 없애는 노력을 해온 상황에서 이번 요구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척 호스킨 대표는 C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지프와 로열티나 기부금 등을 놓고 협상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경제적인 혜택은 근본적인 문제를 고치지 못한다"고 부정적인 의사를 밝혔다.

체로키는 인구수가 38만명에 달하는 최대 인디언 부족이다.

지프는 1974년부터 자사 SUV에 '체로키'라는 모델명을 붙여 사용해왔다.

지프의 체로키와 그랜드 체로키 모델은 지난해 지프의 전체 판매에서 4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지프는 2002년 북미 시장에서 '체로키' 대신 '리버티'란 모델명으로 해당 차량을 판매한 적이 있으나 2013년에 체로키라는 이름이 더 선호도가 높다며 모델명을 다시 변경했다.

지프는 체로키 부족의 이번 요구에 "척 호스킨 대표와 정중하고 열린 대화를 하도록 어느 때보다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디언 대표, 지프 SUV에 부족명 '체로키' 사용 중단 요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