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홍콩 책임자 "애국자가 홍콩 다스려야…홍콩 선거제도 개혁 시급"
"중국, 3월 양회서 홍콩 선거제 개혁안 통과" 보도도
'친중국 인물 채우기' 홍콩 선거제 개혁 카운트다운

중국이 홍콩에 친중 인물들을 채우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홍콩 선거제 개혁 카운트다운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내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를 앞두고 선거인단을 손보고, 입법부 의원들의 지역구를 조정할 것이라는 등의 관측이 제기된다.

◇ "홍콩 선거제도 개혁 가장 긴급"…"중국 정부 홍콩 선거제 개혁 필요"
홍콩 공영방송 RTHK 등에 따르면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은 23일 중국 정부가 홍콩의 선거제도를 개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람 장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중앙정부가 선거제 개혁을 포함한 현 상황을 다루기 위해 조치를 취해야할 단계에 이르렀음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정부가 매우 우려하고 있는 것을 이해한다"며 "그들은 상황이 악화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람 장관은 전날 샤바오룽(夏寶龍)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사무판공실(HKMAO) 주임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샤 주임은 홍콩·마카오연구협회가 주최한 비공개 화상회의에서 "중국에 반하거나 홍콩을 분열시키려는 자는 누구라도 핵심 자리를 차지해서는 안 된다"며 "현재 홍콩에서 가장 긴급한 문제는 선거제도 개혁이며 법적 구멍을 메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선거가 공정하고 올바르게 진행되는 것뿐만 아니라 중국에 반대하고 홍콩을 분열시키는 이들의 홍콩 당국 입성을 효과적으로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 홍콩 최고 책임자의 이같은 발언에 중국 정부가 곧 홍콩 선거제를 손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 "양회서 선거제 개편안 통과"·"입법회 선거구 조정" 등 관측
이런 상황에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내달 초 열리는 중국 연례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홍콩의 선거제 개편안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친중국 인물 채우기' 홍콩 선거제 개혁 카운트다운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홍콩 행정장관을 선출하는 선거인단 1천200명 중 구의원 몫 117명을 없애고 대신 친정부 인물들로 빈자리를 메우려 한다고 전했다.

구의원 선거인단은 승자독식 방식으로 꾸려지는데, 2019년 구의회 선거에서 범민주진영이 452석 중 388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둬 이대로 선거를 치르면 177명은 모두 범민주진영이 차지하게 된다.

명보 등 홍콩 언론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홍콩의 의회인 입법회 내 지역구 의원의 선거구도 손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5개인 지역구를 친중 진영 득표에 유리하게 세분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야권 의원들이 모두 사퇴하면서 입법회에는 현재 친중 의원들만 남아있지만, 올해 9월로 예정된 입법회 선거를 앞두고 중국이 입법회 선거제도 손을 볼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한 각 선거 출마자들의 자격을 심사할 별도의 기구 설치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간 중국 관영매체들도 반중 세력의 진출을 막기 위해 홍콩 선거제를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 정부가 구의원들에게도 충성서약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구의원들의 과거 행적을 조사해 애국적이지 않거나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행동을 한 사례가 적발되면 자격을 박탈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 "홍콩 다스리는 자는 누구든 애국자여야"
람 장관은 그러나 선거제 개편이 범민주진영을 타깃으로 한 것도 아니고 모든 반대파를 진압하기 위한 목적도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홍콩의 선거제 개편이 필요한 유일한 이유는 누구든 홍콩을 다스리는 자는 애국자여야 한다는 것을 확실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진압될 사람들은 홍콩의 독립을 주장하거나 홍콩을 심연에 빠트리고, 자신이 중국인이라는 사실을 잊거나 외국 정부와 결탁해 홍콩의 번영을 해치는 이들"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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