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예산관리국장 과거 막말 트윗…맨친 민주의원 반기, 샌더스도 "반성하라"
상원인준 암초 만난 바이든…'집안 반대'로 지명자 첫 낙마 위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 지명한 인사의 의회 인준 과정에서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우군인 민주당의 조 맨친 상원의원이 니라 탠든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 지명자에 대한 반대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기 때문이다.

맨친 상원의원은 19일(현지시간) 탠든 지명자를 반대한다고 밝혀 상원 인준이 무산될 가능성이 부각됐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20일 보도했다.

맨친은 상대 당인 공화당 의원들에 대한 과거 탠든의 거친 트윗을 반대 이유로 들었다.

그는 성명에서 "탠든의 명백하게 당파적인 언급이 의원들과 차기 예산관리국장 간 중요한 업무 관계에 독이 되고 해로운 영향을 줄 것으로 믿는다"며 "이 때문에 그의 지명을 지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미 탠든은 지명 순간부터 험난한 인준 과정이 예상됐다.

진보 성향인 그가 미국진보센터(CAP) 의장을 지내는 동안 트위터를 통해 공화당 의원들에게 '막말'을 숱하게 사용했다는 지적이 제기된 탓이다.

그는 과거 트위터에서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를 해리포터 시리즈에 나오는 악당인 어둠의 마법사 '볼드모트'에 비유했고, 톰 코튼 의원을 '사기꾼'이라고 칭했다.

수전 콜린스 의원을 '최악'이라고 했고, 테드 크루즈 의원보다 '뱀파이어가 (따뜻한) 마음을 더 가지고 있다'는 등 악담을 퍼부은 전례가 있다.

지명 당시 존 코닌 상원의원은 인준 통과 가능성이 제로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제는 상원 인준을 통과하려면 과반 찬성이 필요한데, 현재 공화당과 민주 성향 무소속을 포함한 민주당은 50석씩 양분하고 있다.

표결에서 동률이 나오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어서 통과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맨친 의원이 반대하면서 낙마 가능성이 불거진 것이다.

그가 인준을 통과하지 못하면 바이든 정부 첫 낙마 사례가 되며, 국정운영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탠든은 지난주 열린 상원 청문회에서 "깊이 후회하며 내가 쓴 언어에 대해 사과한다"며 인준되면 예산 책임자로서 다른 목소리를 내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최근 문제가 된 자신의 트윗을 대거 삭제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상원의원이었을 때 참모였던 탠든은 상원 예산위원장이자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경선 경쟁자였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겨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샌더스 의원은 2016년 대선 경선에서는 힐러리의 경쟁자였다.

이와 관련해 샌더스는 전날 CNN에 출연해 탠든에게 반성을 주문하면서 다음 주에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탠든의 미래 행동보다 과거의 발언에 관심을 더 적게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탠든 옹호론자들은 과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에 비판적인 인사들에게 '미친' '낮은 아이큐' '작은' 등 무례한 별명을 트위터에서 즐겨 사용한 점을 거론하며 탠든을 비난하는 공화당 의원들이 위선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맨친 의원 발언과 관련, "탠든은 훌륭한 예산국장이 될 수 있는 탁월한 정책 전문가로, 다음 주 상임위 투표를 고대한다"며 "양당 참여를 통한 인준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