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임기말 지정한 선박·선사 대상…국무부 "나쁜 거래" 경고
'동맹 복원' 독일 등 유럽 포함안돼…자극 피하기 위한 수위조절 관측
미,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설치' 러 선박·선사 또 제재
미 국무부가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사업에 참여한 러시아 선사 KVT-RUS와 이 회사가 소유한 선박 포르투나호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다는 내용을 16일께(현지시간) 미 의회에 보고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0일 보도했다.

노르트스트림-2는 발트해를 가로질러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독일로 보내는 해저 가스관을 연결하는 사업으로 완공되면 수송용량이 배로 늘어나게 된다.

2015년 시작된 이 사업은 미국의 제재 경고로 2019년 말부터 일부 구간의 공정이 중단됐으나, 독일과 러시아는 지난해 12월 남은 6% 구간을 완공하기 위해 이를 재개했다.

포르투나호는 독일의 배타적경제수역 내 2.6㎞ 구간에서 해저 가스관을 부설하는 바지선이다.

앞서 미 국무부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 하루 전인 지난달 19일 KVT-RUS와 포르투나호를 미국의 적성국에 대한 제재 대응법(CAATSA)에 따라 제재했다.

미국은 러시아산 천연가스가 이 가스관을 통해 유럽으로 더 많이 수출되면 유럽이 러시아에 에너지를 의존하게 되고, 그만큼 러시아의 정치적 영향력도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미 국무부가 이번에 의회에 이 러시아 선사와 선박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고 보고함에 따라 조만간 이들을 한 번 더 제재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중복 제재'를 두고, 노트르스트림-2 사업을 중단시키기 위해 제재해야 할 다른 러시아 회사와 자산도 많은 데 굳이 같은 회사를 또 제재하는 것은 실효가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다만 이 보고서에선 노르트스트림-2 사업에 참여한 독일 등 유럽 법인이나 개인, 재산의 명단은 포함되지 않았다.

바이든 정부의 출범과 함께 복원하려는 유럽과 관계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19일 "미국의 우방, 협력국은 노르트스트림-2 문제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라며 "이 사업은 나쁜 거래이며 여기에 관여한 회사는 제재 대상이 될 위험이 있다"라고 경고했다.

미,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설치' 러 선박·선사 또 제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