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가 보름 가까이 이어지는 가운데 인접한 캄보디아에서 정권교체 운동에 대한 경계수위를 끌어 올리고 있다.

19일 일간 크메르 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봉 피센 캄보디아군 총사령관은 전날 사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군은 국가의 근간"이라며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색깔 혁명'에 단호히 맞서 국민을 보호하고 국가와 헌법을 수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색깔 혁명은 2000년대 구소련에 속한 국가와 중앙아시아에서 번진 정권 교체 운동을 가리킨다.

피센 총사령관은 그러면서 '킬링필드'를 일으킨 크메르 루즈 정권에서 복무했던 군인들을 20여 년 전 정부군에 편입시킨 훈센 총리의 윈윈 정책과 국가 발전, 훈센 총리의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미얀마 쿠데타 저항 의식했나…캄보디아, 정권교체 운동 경계

네스 사보에운 경찰청장도 최근 "합법적인 정부 전복을 기도하는 불법 반란 단체들의 활동을 추적해 예방하라"고 지시했다.

또 친 말린 법무부 대변인은 17일 주캄보디아 미얀마 대사관 앞에서 미얀마 쿠데타 항의 시위를 벌인 시민단체를 향해 "캄보디아 영토에서 정치 활동을 하는 것보다 미얀마로 가서 시위에 참여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캄보디아 정부가 최근 강력한 인터넷 검열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한 것도 미얀마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쿠데타 불복종 운동이 확산하는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크메르 타임스는 피센 총사령관이 색깔 혁명의 배후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2018년 7월 총선을 앞두고 국가 전복을 꾀했다는 이유로 강제 해산된 당시 제1야당 캄보디아구국당(CNRP)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미얀마 쿠데타 저항 의식했나…캄보디아, 정권교체 운동 경계

캄보디아 정부는 프랑스에 망명한 삼 랭시 전 CNRP 대표가 색깔 혁명과 쿠데타로 국가를 전복하려고 한다고 비난해왔다.

특히 2019년 11월 삼 랭시 전 대표가 훈센 총리 퇴진을 촉구하며 귀국하려고 하자 쿠데타 기도로 규정, 입국을 철저히 차단했다.

1985년 권좌에 오른 '스트롱맨(철권통치자)' 훈센 총리는 올해로 37년째 집권하고 있다.

또 CNRP 강제 해산으로 경쟁자를 없앤 2018년 총선에서 그가 이끄는 캄보디아인민당(CPP)이 전체 125개 의석을 싹쓸이해 2023년까지 집권을 보장받았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