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시카고, 코로나19 연방정부 지원금 3천억원 유용 논란

미국 시카고 행정당국이 코로나19 피해 구제를 위한 연방정부 지원금 일부를 경찰의 초과근무 수당으로 유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었다.

18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58·민주)은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경기부양 패키지법(CARES Act)에 의거해 연방정부가 지급한 구제 기금 가운데 2억8천150만 달러(약 3천120억 원)를 경찰 인건비로 사용했다는 비난을 듣고 있다.

일부 정치인들과 사회운동가들은 이 돈이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주민들의 주거 문제 해결, 건강 관리, 사업 유지 등 더 절실한 목적에 쓰여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역사회 운동가들은 18일 회견을 열고 "연방정부가 주민 생존을 위해 지급한 기금을 경찰 비용으로 써버린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발했다.

저소득층 유색인종 후원단체 '노동자 가정 연합'(United Working Families)은 "그 돈을 수없이 많은 풀뿌리 봉사단체들에 맡겼다면 코로나19 팬데믹 와중에 고군분투하는 주민들을 더 잘 돕고, 더 가치있게 쓰였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흑인 인권단체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M) 측은 "전국적으로 경찰 예산 삭감 요구가 있는 때, 주민 몫의 연방 지원금을 경찰에 내준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문제는 라이트풋 시장이 연방정부의 코로나19 구제 기금 가운데 미처 다 쓰지 않은 6천800만 달러(약 750억 원)를 2021년 예산에 편입하는 방안을 시의회로부터 승인받으려는 과정에서 수면에 드러났다고 시카고 트리뷴은 전했다.

대니얼 라 스파타 시의원은 "작년 여름부터 일부 주민들 사이에 라이트풋 시장의 연방정부 지원금 사용 계획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왔다"면서 "라이트풋 시장에게 '수억달러를 경찰 비용으로 쓰는 대신 주민 생활고 해결을 위한 프로그램에 투입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 예산관리국은 17일 코로나19와 관련한 경찰 초과근무 수당을 연방정부 지원금으로 충당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논란이 확산하자 시카고 예산관리국은 18일 "1차 경기부양안에 따라 연방정부로부터 총 12억 달러를 받았다.

이 가운데 4억7천 달러는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한 공중보건·공공안전 관련 인건비로 사용될 수 있다"면서 "주민 웰빙 확인, 코로나19 특별 병동 및 검사 사이트 보안 업무 등에 투입된 경찰의 초과근무 수당은 코로나19 구제기금의 사용처가 될 수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시정부는 연방 지원 없이 예산 균형을 맞출 수가 없다.

연방 기금을 사용하지 않았더라면 납세자들이 모든 부담을 떠안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12억 달러 가운데 3억 달러는 공중보건, 1억 달러는 소규모 비즈니스 지원, 9천400만 달러는 노숙자 서비스, 8천만 달러는 임대 보조 등에 투입됐다고 설명했다.

시카고 시는 연방의회가 작년 12월 통과시킨 추가 경기부양안에 의해 추가 지원금을 받게 되며 이 가운데 8천만 달러는 긴급 임대 지원, 2천400만 달러는 백신 보급, 1억5천700만 달러는 전염병 및 건강 기술정보 능력 구축 등에 쓰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외 미확정 금액이 시카고 양대 공항에 투입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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