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훼손 위험성 언급하지만 속내는 군주제 논의 경고 관측
태국, 연일 '클럽하우스' 이용자 압박…"누가 녹음할지 몰라"

태국 당국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음성 기반 소셜미디어 '클럽하우스'에 대해 연일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클럽하우스가 반정부 인사들 사이에서 군주제 개혁 논의의 공간이 되고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19일 일간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키사나 파타나차론 경찰 부대변인은 전날 클럽하우스와 관련해 "이 세계, 특히 사이버 공간에서는 비밀이 없다"며 "우리가 추후 다른 이들에게 나쁘게 사용될 무언가를 말하고 있을 때 누군가가 우리 말을 녹음할지 어쩔지 우리는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클럽하우스 사용자들은 다른 이들의 권리를 존중해야 하며, 다른 이들을 헐뜯을 경우 처벌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17일에는 풋티퐁 뿐나깐 디지털경제사회부(DES) 장관이 비슷한 발언을 했다.

풋티퐁 장관은 "앱을 악용해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면 컴퓨터범죄법 및 다른 법들에 의해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클럽하우스 앱이 나온 뒤부터 이용 상황을 추적 관찰해오고 있다"라고도 했다.

정부 및 경찰 관계자가 클럽하우스와 관련해 명예훼손 가능성을 거론하긴 했지만, 속내는 이 소셜미디어에서 군주제 관련 논의가 이뤄지는 데 대한 경고 메시지를 발신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태국에서는 지난 1~2주 동안 클럽하우스가 온라인에서 인기를 끌었다.

업계는 현재 10만명 가량이 태국 내에서 클럽하우스에 참여 중인 것으로 본다.

특히 대표적 반정부 인사로 현재 일본에 도피 중인 빠윈 차차완퐁판 교토대 부교수가 대화방을 개설하면서 관심이 더 커졌다고 AP 통신은 보도했다.

빠윈이 군주제에 대한 논의를 이끌자 수천 명의 청취자가 참여했다는 것이다.

사법감시 시민단체 아이로(iLaw)도 왕실모독죄 개정 또는 폐지와 관련한 논의를 하기 위해 방을 개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주제는 태국에서 금기 사항이었지만, 반정부 시위대가 지난해 하반기 개혁 요구를 내걸자 2년여간 왕실모독죄를 적용하지 않았던 정부가 연말 다시 칼을 빼 들었다.

태국 형법 112조에 규정된 이른바 '왕실 모독죄'는 왕과 왕비 등 왕실 구성원은 물론 왕가의 업적을 모독하거나 왕가에 대한 부정적 묘사 등을 하는 경우 최고 징역 15년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최근 관련 조항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지도부 4명의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면서 수십 명이 부상하고 다수가 체포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사태로 수면 아래로 잠시 가라앉았던 갈등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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