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접종 거부가 확산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독일 의사들과 공중보건 관리들이 대중에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으라고 호소하고 있다.

독일인들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불신으로 접종을 기피하자 보건당국이 나서 접종을 요청하고 나선 것이다.

카르스텐 와츨 독일면역학협회 사무총장은 "여러분이 지금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거나 몇 달 내 다른 백신을 맞는 것 중 선택할 수 있다면 지금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장관도 "유럽연합(EU)이 승인한 3개 백신(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모더나)은 모두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독일 의료시설에는 이어지는 접종 거부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병 수십만 개가 남아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신을 맞기로 했던 사람들도 접종 장소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여론조사에서도 불신이 드러난다. 18일 독일 여론조사전문기관 씨베이가 타게스슈피겔의 의뢰를 받아 독일인 50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과반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지 않고 다른 백신을 기다리겠다고 답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받지 않고 다른 백신을 기다리겠느냐'는 질문에 '반드시 그렇게 하겠다'는 응답이 34.7%, '그런 편이다'라는 응답이 17.3%로 52.0%에 달했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불가리아 등지에서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거부감이 높아지고 있다. 올리비에 베랑 프랑스 보건부 장관은 이달 초 TV 생중계를 통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공개 접종했다. 국민들의 거부감을 줄이기 위한 행위라는 평가다.

유럽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거부감이 높아진 것은 낮은 효능과 부작용 우려 때문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3상 임상시험 초기 데이터 분석에서 자사 백신의 평균 예방 효과가 70%라고 발표했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의 예방효과는 94%에 달한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두통, 피로감, 오한, 발열, 멀미, 근육통 등의 부작용도 보고되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 벨기에, 스웨덴 등 여러 유럽 국가는 고령층 임상자료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 연령을 65세 미만 성인으로 제한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