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 일자 "직원 건강과 선택 자유 사이 균형 취한 것" 해명

전 세계 13억 가톨릭 신자의 영적 수도인 바티칸시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백신 접종을 이유 없이 거부하는 직원에 해고까지 가능한 징계를 하기로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인다.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ANSA 통신 등에 따르면 바티칸은 8일 자 행정명령을 통해 건강상 아무런 이유 없이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직원을 징계할 수 있도록 했다.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행위가 타인에 위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징계는 2011년 '피고용인의 권리와 의무에 관한 법' 규정에 따라 해고까지 가능하다고 한다.

해당 규정은 보건상의 예방적 조처를 거부하는 직원을 해고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행정명령은 바티칸 행정 책임자인 주세페 베르텔로(78·이탈리아) 추기경의 서명으로 발효됐다.

세계 가톨릭의 총본산 교황청을 품은 바티칸에는 약 5천 명의 직원이 재직 중인데, 대부분 이탈리아 로마 등에서 통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신 접종 안하면 해고될수도"…바티칸 행정당국 지침 논란

백신 접종 거부 직원에 대한 바티칸의 이러한 강경 입장은 1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뒤늦게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이탈리아를 비롯해 대부분의 국가가 백신 접종을 개인의 판단에 맡기는 것과 비교해 지나치게 경직된 태도라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표방하는 '자비의 정신'에 배치된다는 비판론도 나온다.

교황은 작년 12월 교황청 직원들에게 성탄 축하 인사를 전하며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아무도 해되지 않아야 한다.

아무도 일자리를 잃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논란이 커지자 바티칸은 당일 밤 설명 자료를 내어 직원 해고 가능성을 언급한 규정이 징계나 처벌로 비쳐지면 안된다면서 개인 선택의 자유는 존중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의 보건 위기 대응을 위해 도입된 관련 행정명령은 전체 직원의 건강과 선택의 자유 사이에 균형을 맞춘 것으로 직원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주권국가 바티칸은 지난달 13일 코로나19 백신 접종 캠페인을 개시했다.

교황도 첫날 백신 1차 접종을 한 데 이어 이달 3일에는 2차 접종까지 마쳤다.

교황은 바티칸 백신 접종 캠페인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달 초 이탈리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백신 접종은 본인의 건강과 생명은 물론 타인의 생명까지 걸려 있는 문제"라며 이를 부정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