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과잉' 우려 이집트 "산아제한은 신에대한 참견 아니다"

인구 과잉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는 북아프리카 이집트에서 최고 율법 해석 기관이 직접 산아제한을 옹호하고 나섰다.

종교적 가르침을 오해하거나 잘못 해석하는 것이 과도한 인구 증가의 원인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19일(현지시간) '이집션 스트리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고 율법해석 공표 기관인 '다르 알-이프타'(Dar Al Ifta)는 전날 트위터를 통해 "산아제한과 이에 관한 규정은 신의 뜻에 대한 참견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다르 알-이프타는 이슬람 경전인 쿠란과 이슬람 정통파의 행동규범인 순나에도 산아제한을 금지하는 문구가 없다고 덧붙였다.

최고 율법해석 기관이 이런 메시지를 던진 것은 이집트의 주류인 이슬람교도들이 산아제한에 대해 잘못된 종교적 해석을 하고 있으며, 이것이 가파른 인구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이슬람교도의 인구 비중이 90%에 달하는 이집트의 인구는 지난해 2월 1억 명 선을 넘어선 이후에도 빠른 증가세로 불과 8개월 만에 100만 명이 더 늘었다.

이집트의 가임 여성이 평생 낳는 평균 자녀 수, 즉 합계출산율은 3.5에 달한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2030년에는 이집트 인구가 1억2천800만 명으로 늘어난다.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 축출 전인 1990년∼2000년대에는 산아제한 정책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둬 출산율이 5.2에서 3.0선까지 떨어졌지만, 2011년 '아랍의 봄' 민중 봉기 무렵부터는 다시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인구절벽'에 직면한 유럽과 아시아와 달리 이처럼 인구가 계속 불어나는 원인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지는 않았다.

서방의 산아제한 지원 규모가 크게 줄어든데다 다자녀를 축복으로 여기는 전통과 종교적 가르침을 오해하거나 의도적으로 잘못 해석해 가족 계획을 터부시하는 관습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집트 정부는 지난 2018년부터 '두 자녀면 충분하다'는 내용의 캠페인을 펼쳤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은 지난 16일 병원 개원식 연설에서 "인구과잉은 국가 안보에 직결된 문제"라며 "연간 인구 증가 규모가 40만 명까지 줄어들지 않으면 공공 프로젝트의 영향이 시민에게 골고루 전달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