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 시설과 차량 사라져…"인도 측서도 비슷한 조치 진행"
중국군, 인도 국경 분쟁지 판공호서 철수…"위성사진으로 확인"
인도와 국경 갈등 중인 중국이 최근 양측 합의에 따라 분쟁지 판공호 인근에서 철수한 사실이 위성사진으로 확인됐다.

로이터통신과 현지 언론은 17일 미국 우주기술업체 맥사 테크놀로지가 촬영한 위성 이미지를 분석해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이들 언론은 철수 합의가 이뤄지기 전인 지난달 30일과 이후인 이달 16일 판공호 인근 중국군 점유지의 모습을 비교했다.

판공호는 인도 북부 라다크 지역 동쪽 국경에 자리잡고 있다.

앞서 라지나트 싱 인도 국방부 장관은 지난 11일 의회에서 "인도와 중국이 라다크 동부지역에서 단계적으로 병력을 철수하는 데 합의했다"며 판공호에서 10일부터 최전방 병력을 철수하기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맥사 테크놀로지의 위성사진을 살펴보면 지난달 30일 판공호 인근에 설치됐던 중국군 군사기지 시설들과 차량이 이달 사진에서는 모두 사라진 게 확인된다.

인도군도 최근 중국군이 이 지역 벙커와 텐트를 해체하고 탱크 등을 철수시키는 영상과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인도 당국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우리 쪽에서도 비슷한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위성사진 공개에서는 인도 측의 철수 모습은 공개되지 않았다.

중국군, 인도 국경 분쟁지 판공호서 철수…"위성사진으로 확인"
인도와 중국은 1962년 국경 문제로 전쟁까지 치렀지만, 국경선을 확정하지 못한 채 실질 통제선(LAC)을 경계로 맞선 상태다.

일부 지역의 경우 양쪽이 주장하는 LAC의 위치가 달라 분쟁이 생길 때마다 서로 상대가 자신의 영토를 침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라다크에서는 판공호와 갈완 계곡 등이 갈등 진원지다.

인도군과 중국군은 작년 5월 판공호 난투극, 6월 갈완 계곡 '몽둥이 충돌', 9월 45년 만의 총기 사용 등 라다크 지역에서 잇따라 충돌했다.

와중에 양국은 국경 인근에 전투기, 탱크 등 공격 무기를 전진 배치했고 병력도 대거 동원하는 등 전쟁 발발 위기를 겪기도 했다.

이에 양국은 외교·군사 채널을 여러 차례 동원했고 이번에 판공호 주변 병력 철수에 합의한 것이다.

싱 장관은 "판공호에서 철수가 완료되면 48시간 이내 군 지휘관들이 만나 다른 지역의 철수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양국이 국경 갈등 완화의 실마리를 찾았지만, 아직 긴장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시브샨카르 메논 인도 전 국가안보고문은 "단순한 철수 이상의 것이 필요한 상태"라며 양국은 작년 4월 이전의 상황으로 돌아가야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