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슨 美브리검영대학 명예교수 일본 비판 칼럼 게재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가 '위안부는 매춘부'라는 내용의 논문을 작성한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와 해당 논문을 게재할 예정인 국제 학술지 편집인들에게 논문을 철회하라고 요구하는 항의 이메일을 보냈다고 8일 밝혔다. 사진은 반크가 영어와 한국어로 제작해 배포 중인 포스터. 2021.2.8 [사진=반크 제공]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가 '위안부는 매춘부'라는 내용의 논문을 작성한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와 해당 논문을 게재할 예정인 국제 학술지 편집인들에게 논문을 철회하라고 요구하는 항의 이메일을 보냈다고 8일 밝혔다. 사진은 반크가 영어와 한국어로 제작해 배포 중인 포스터. 2021.2.8 [사진=반크 제공]

미국 하버드대 석·박사 출신의 한국학 전문가가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위안부 비하' 논문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18일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이 운영하는 코리아넷에 따르면 세계적인 한국학의 대가로 꼽히는 마크 피터슨(76) 미국 브리검영대 명예교수는 '위안부, 다시 한국을 자극하는 일본'이란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피터슨 교수는 이 칼럼에서 "램지어 교수 논문의 문제점은 피해자들이 어떻게 강제로 또는 속아서 위안부가 됐는지에 대해서는 비중 있게 다루지 않았고 변호사들만 읽을 수 있는 법적인 주제로만 국한시켰다는 점"이라고 비판했다.

또 "2차 세계대전 당시 위안부로 끌려간 피해자들의 사연은 한국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다"라며 일제 강점기 때 위안부 강제동원을 피하려고 하얼빈의 삼촌집으로 보내진 가사도우미 아주머니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이어 "이 논문은 국가가 허가한 유곽에서 이뤄진 매춘에 관한 법적인 문제에 대해서만 논하고 있다"며 "법적인 문제 외에는 위안부에 대해 포괄적으로 논하려 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저자는 일본이 전시에 저지른 여성 착취 범죄 상황 전반에 대해서는 논하고자 하지 않는다"며 "잠시 쉬었다는 이유로, 병을 옮기거나 임신을 했다는 이유로 위안부들을 난폭하게 때리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위안소의 잔인한 면은 '위험하다' 정도로 적힌 것이 전부"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제가 저지른 난징대학살도 언급하면서 "일본군은 전투를 치른 뒤 여자들을 강간하고 사람들을 죽이며 난동을 부렸다"며 "일본 정부가 자국 병사들의 성욕 해소를 위한 수단으로 위안소 운영을 강화하게 됐다"라는 점도 짚었다.
마크 피터슨 명예교수 [사진=피터슨 교수 제공]

마크 피터슨 명예교수 [사진=피터슨 교수 제공]

피터슨 교수는 "법학자는 전쟁 시의 법적인 문제에 대해 다룰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 논문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가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위안부 피해 여성들의 삶과 이미 작고한 위안부 여성들에 대한 명예를 훼손하고 서로 골이 깊어진 두 이웃 국가 간의 불신과 증오에 불을 지피는 것이라면 이 논문은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갖게 된다"라고 했다.

피터슨 교수는 램지어 교수 자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램지어 교수는 공식 직함이 미쓰비시 일본 법학교수다. 일본에서 유소년 시절을 보냈으며 2년 전에는 일본 정부 훈장인 욱일장을 받았다.

피터슨 교수는 "그는 일본 사람이 아니지만 어느 누구보다 열심히 일본을 대내외적으로 홍보해 왔다"며 "이번에는 하버드 법대에서 나온 논문으로 일본의 입장을 두둔하고 다시 한국의 상처에 소금을 뿌렸다"라고 언급했다.

피터슨 교수는 일본 정부의 행태와 관련한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위안부 문제를 부정하는 입장을 고집해왔으며 매번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딱지를 떼어내 버린다"며 "일본은 전범국가로서 보여야 할 사죄와 동정과는 멀찍이 거리를 두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과연 언제쯤 일본과 일본을 대표하는 모든 이들이 20세기 초 자국이 저지른 전범행위에 대한 정당화를 중단하고 '미안하다'고 말할까"라고 마무리했다.

피터슨 교수는 1987년 하버드 대학에서 동양학 박사 학위를 받고 브리검영대학에서 30년 이상 한국학을 가르쳤다. 2018년 은퇴 후 '우물 밖 개구리(The Frog Outside the Well)'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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