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교육장관 "교육받은 남자는 성폭행 안해" 발언 논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안지 못섹가 기초교육부 장관이 '교육받은 사람들은 성폭행하지 않는다'고 발언해 논란에 휩싸였다.

현지 일간 더 시티즌에 따르면 못섹가 장관은 15일(현지시간) 공립학교 등교 재개를 맞아 행정수도 프리토리아의 한 중등학교를 방문했다.

여성인 못섹가 장관은 이 자리에서 교육이 도전들에 대처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므로 자기 부처는 교육을 우선시한다면서 "교육받은 남자는 성폭행하지 않기 때문이죠, 맞지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학생들이 그녀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큰 소리로 표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뉴스룸 아프리카 방송이 촬영한 화면에서 학생들은 한목소리로 "그들(교육받은 남자들)도 그래요!"라고 외쳤다.

이에 장관은 "그런가요, 난 그들이 어떤 일은 저지르지 않을 정도로 조금 문명화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요"라고 답했다.

남아공 교육장관 "교육받은 남자는 성폭행 안해" 발언 논란
그는 또 "사람이 교육을 받을수록 더 세련돼져서 잘못된 일에 연루되지 않는다.

왜냐면 자신을 돌볼 수 있고 가족과 주변 환경을 돌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못섹가 장관의 발언이 특히 논란이 된 이유는 남아공이 여성에 대한 폭력에 대처하느라 고투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식 통계상으로 경찰은 매일 남아공에서 110건의 성폭행 혐의 제기를 보고하고 있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까지 나서 여성에 대한 젠더기반폭력(GBV)은 제2의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이라면서 GBV 감소에 공을 들이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

제1야당인 민주동맹(DA)은 성명에서 "남아공에서 성폭행 위기는 그 어떤 사회적, 경제적 및 교육적인 경계를 가리지 않고 만연한 상황에서 (장관의) 이러한 언급은 전적으로 부적절하다"면서 발언 철회와 사과를 촉구했다.

다른 야당은 그의 경질까지 주장하고 나섰다.

그러자 못섹가 장관은 자신의 발언이 맥락에서 벗어나 받아들여졌다면서 "내 발언의 목적은 그들에게 GBV에 대해 교육받도록 격려하는 것이고 여기에는 그들에게 여성 학대에 대해 교육하는 것도 포함됐다"고 해명했다.

한편 남아공은 이날 공립학교를 중심으로 수백만 학생들이 다시 수업에 나온 가운데 일부 지역은 등교가 순조롭게 이뤄졌지만 다른 곳에서는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학교 배정 문제로 시위하기도 했다고 더 시티즌은 전했다.

한 부모는 "우리 집은 3㎞ 반경 안에 고등학교가 있는 데도 30㎞나 떨어진 곳으로 배정됐다"고 항의했다.

못섹가 장관은 지난 14일 학교 배정을 아직 받지 못한 학생이 1만6천 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앞서 사립학교의 경우 지난 1일부터 등교를 재개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시설과 환경이 좀 더 열악한 공립학교는 2주 뒤에 등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