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록히드마틴 등 미국 방위산업체를 겨냥해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희토류는 록히드마틴의 F-35 전투기 등을 제작하는 데 쓰이는 핵심 원료다. 스마트폰과 전기자동차 생산에도 필수적이다. 세계 희토류 공급량의 80%를 차지하는 중국이 미국 기업들에 수출을 중단하면 적잖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16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지난달 희토류 17종의 생산·수출 통제에 대한 초안을 마련했다. 이에 따르면 중국 희토류 생산업체들은 국가 안보를 위해 정부의 수출 제한 조치 등에 따라야 한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해 록히드마틴, 보잉, 레이시온 등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는 업체들에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 관리들은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면 미국 기업이 얼마나 타격을 입을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중국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국이 얼마나 빨리 희토류 대체재를 확보할 수 있을지 파악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그동안 희토류를 무기화하는 전략을 써왔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제한할 경우 가뜩이나 악화된 미국과의 관계가 더욱 나빠지고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이 대안으로 자체 희토류 생산 능력을 확대하면 중국의 영향력이 약화될 수도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최근 텍사스주에 희토류 가공시설을 짓기 위해 호주 희토류 업체인 리나스에 3040만달러를 지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