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팝 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기구한 운명을 다룬 다큐멘터리 방영에 부친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일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 훌루 등을 통해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주인공으로 뉴욕타임즈가 제작 다큐멘터리 '브레이밍 브리트니 스피어스'(브리트니를 프레임에 가두다)가 공개됐다. 데뷔 때부터 세계적인 팝스타였음에도 불구하고, 성적으로 문란하고 쉽게 비난 받았던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이미지에 대한 문제 제기와 함께 지난 12년 동안 그의 재산을 대신 관리했던 아버지 제이미 스피어스에 대해 다루면서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브리트니, 650억 재산에도…"부친 허락 없인 못 써" [종합]
제이미는 2008년 캘리포니아주 법원을 통해 브리트니의 법정 후견인으로 지정됐다. 당시 약물중독 등으로 정신적인 불안감을 호소했던 브리트니를 보호하겠다는 명목이었다.

하지만 이때부터 브리트니는 제이미의 허락없이 5900만 달러(약 650억 원)에 달하는 자신의 재산을 쓸 수 없는 것은 물론, 성인으로서 당연히 결정해야 할 부분까지 제이미의 뜻을 따라야 했다.

문제는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건강을 회복하고 난 후에도 제이미가 후견인으로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 브리트니는 이에 지난해 로스앤젤레스 고등법원에 금융기관 베세머 트러스트가 자기 자산을 관리하기를 바란다는 진정서를 제출하며 제이미로부터 독립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최근 LA 고등법원은 베레머 트러스트와 제이미를 '공동 후견인'으로 지정했다. 이를 반대한다는 제이미의 신청 역시 기각됐다.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9일 SNS를 통해 "나는 평범한 사람이 되기 위해 시간을 들이고 있다"며 "일상생활의 기본적인 것들을 단순히 즐기는 것을 사랑한다"고 전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진 후 일부 팬들을 중심으로 '프리 브리트니'(브리트니를 자유롭게 하라)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브리트니와 제이미를 분리하고,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완전한 독립이 보장되야 한다는 주장도 온라인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프리 브리트니' 운동/사진=AP
'프리 브리트니' 운동/사진=AP
다큐멘터리에서는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가십의 대상으로 전락시킨 프레임에 대해서도 다뤘다.

2000년대 초반 최고의 인기 스타였던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수십 명의 파파라치를 통해 일거수 일투족이 보도됐다. 뿐만 아니라 섹시한 이미지의 곡을 선보인다는 이유로 성차별적인 질문에 무분별하게 노출됐고, 자극적인 타이틀로 보도가 이어졌다.

이혼과 재활 치료를 하고, 이 때분에 극도의 불안감을 느껴야 했던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모습도 가감없이 보도됐다. 이로 인해 브리트니 스피어스에 대한 과한 질책과 비난 여론이 형성됐다.

다큐멘터리 공개 후 일부 언론들은 브리트니 스피어스에게 직접 사과했다.

여성지 그래머는 "브리트니에게 일어난 일은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며 "브리트니에게 미안하다"는 입장을 공식 SNS를 통해 밝혔고, 페리스 힐튼 역시 팟캐스트 방송에서 "내 말과 행동이 잘못됐다"며 "브리트니에게 공개적으로 그리고 개인적으로 사과했다"고 밝혔다.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1999년부터 3년 동안 공개 연애를 했던 저스틴 팀브레이크도 사과의 뜻을 밝혔다. 저스틴 팀브레이크는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성관계를 폭로하는 등 순결서약을 했던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실제 연애에서는 달랐다는 이중적 이미지를 씌우며 논란이 됐다.

또한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외도를 암시하는 '크라이 미 어 리버(Cry Me A River)'를 발표하며 엔싱크 탈퇴 후 솔로 가수로 성공을 거뒀고, 이 때문에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외도가 없었다고 항변해야 했다.

다만 저스틴 팀브레이크의 사과에는 "또 다시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이용한다"며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미안한지, 이유왜 내용을 담고 있지 않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브리트니 스피어스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가운데 넷플릭스에서도 그와 관련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다큐멘터리 영상을 전문적으로 제작해온 에린 리 카가 연출을 맡았다.

넷플릭스 측은 "'프레이밍 브리트니 스피어스' 방영 전부터 이미 작업이 진행됐다"는 입장이다. 아직 방영 날짜는 확정되지 않았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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