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러 핀란드 외무와 회담 뒤…나발니 사태 등으로 양자관계 최악

러시아와 유럽연합(EU) 관계가 최악의 상태라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15일(현지시간) 지적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라브로프는 이날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방문한 페카 하비스토 핀란드 외무장관과 회담한 뒤 기자회견에서 러-EU 관계에 관해 설명하며 이같이 평가했다.

그는 "이미 여러 해 동안 러시아 외무장관과 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 간의 접촉은 주로 양자 관계가 아니라 시리아, 이란핵문제, 다른 국제정세 등 현안 대화에 바쳐지고 있다"면서 이는 "양자 관계가 사실상 거의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EU가 오래전부터 계속해 러시아와의 관계를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선택은 EU에 달려 있다.

EU가 관계를 복원하기로 하면 우리는 그것에 대한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라브로프는 "(러시아는) 발트해 국가들과 우크라이나 등 여러 나라에서 나타나는 러시아어 사용자들에 대한 심각한 권리 침해, 러시아어와 러시아 문화에 대한 공격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EU 국가들이 러시아어 방송 채널 폐쇄, 러시아어 사용 언론인에 대한 탄압 등을 방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EU의 무력함은 지난 2014년 친러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친서방 야권 세력에 쫓겨나면서 정권 교체가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났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당시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야권 지도자들과 조기 대선, 대통령 권한 축소 개헌, 거국 내각 구성 등의 정국 안정화 방안에 합의하고 독일·프랑스·폴란드 외무장관들이 이 협정에 보증국으로 서명했지만, 이후 야권 세력이 이 협정을 무시하고 야누코비치 대통령을 몰아낸 뒤 정권을 장악하는 '혁명'을 서방 국가들은 지켜만 봤다는 비난이었다.

최근 들어 러시아-EU 관계는 러시아 당국의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투옥 문제 등을 둘러싸고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가 지난 4~6일 모스크바를 방문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회담하고 양자 관계 복원 협상을 벌였지만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다.

러시아가 보렐 방러 기간 중인 5일 자국 주재 독일, 스웨덴, 폴란드 외교관들을 나발니 석방 촉구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추방하고, 뒤이어 이들 3국이 자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들을 맞추방하면서 양측의 외교적 긴장 수위는 오히려 한층 높아졌다.

러 외무 "러-EU 관계 바닥…EU가 지속해 관계 훼손" 주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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