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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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인한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대부분의 산업에 민간기업의 활동을 허용하기로 했다.

8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마르타 엘레나 페이토 쿠바 노동부 장관은 민간기업 활동을 허용하는 업종을 기존 127개에서 2000개 이상으로 대폭 확대한다고 밝혔다. 국영기업이 전적으로 또는 부분적으로 관여하는 업종은 124개로 제한하기로 했다. 구체적 업종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국방, 보건, 언론 등 국가 전략과 관련된 업종을 제외하고는 민간기업 활동을 허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쿠바 경제는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과 미국의 경제 제재 등으로 큰 타격을 입어 11% 역성장했다. 옛 소련 붕괴 이후 최악의 경제 위기로 쿠바 국민들은 생필품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페이토 장관은 "민간기업들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이번 개혁의 목표"라며 "민간의 생산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쿠바에서는 그동안 관광업과 소규모 무역업체, 농장, 택시기사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경제가 국가 주도로 이뤄졌다. 쿠바 경제학자 리카도 토레스는 "국영기업의 구조조정 등으로 관료제 병폐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쿠바 정부가 새롭게 출범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존 카불리치 미-쿠바 통상경제위원장은 "쿠바가 환율 자율화와 민간경제 확대를 성공적으로 해낸다면 미국에서도 이를 적극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쿠바 정부는 올해부터 경제 개혁의 일환으로 복잡한 이중통화 제도도 폐기했다. 단일통화제가 자리잡으면 쿠바 경제에 투명성이 더해지고 외국인 투자도 유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물가 상승 등 상당한 혼란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이를 완화하기 위해 민간기업 활동 영역을 확대해준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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