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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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북부 히말라야 산맥의 난다데비산에서 빙하가 떨어지면서 급류가 쏟아져 내리는 재해가 발생했다. 급류가 댐을 부서뜨리면서 최소 200여명이 실종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진 난 듯 땅 흔들려"…'온난화' 영향 재해 가능성도

BBC 등 외신은 7일(이하 현지시간) "이날 오전 인도에서 히말라야 빙하 일부분이 무너져 내리면서 발생한 강물 범람으로 200명가량이 실종됐다"며 "우타라칸드주의 난다데비 국립공원에서 빙하가 강 상류 계곡에 떨어지면서 다우리강과 리시강을 흔들었다"고 보도했다.

쓰나미를 연상케 하는 엄청난 속도의 급류는 댐 인근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 두 곳을 파손했다. 이후 강물이 계곡을 따라 강 하류로 내려가면서 도로와 다리 등을 무너뜨렸다.

재해를 목격한 한 현지 주민은 "물이 휩쓸고 나자 먼지 구름이 일었고 지진 난 것처럼 땅이 흔들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굉음과 함께 빙하가 섞인 눈사태가 일어났고, 경고할 새도 없이 빠른 속도로 급류가 발생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영상출처=유튜브 'Trend Breaker's']
[영상출처=유튜브 'Trend Breaker's']
실종자 대부분은 발전소에서 일하던 근로자들로 파악됐다. 이들 중 일부는 공사 중인 지하 터널에 갇힌 상태다.

현지 경찰은 "실종자 대부분은 두 발전소의 근로자들"이라면서 "리시 강가 발전소에는 50명의 직원이 있었는데 우리는 그들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다. 약 150명의 근로자들은 타포반 발전소에서 일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수백 명의 군·경, 재난대응팀이 급류·홍수 현장으로 급파된 상태. 인도 공군도 공중 수색에 투입됐다. 구조팀 관계자는 "터널에 20명 정도의 인력이 갇힌 것으로 보이는데 터널 안에 진흙과 바위가 가득하다. 주요 도로가 유실돼 구조대원들이 밧줄을 타고 언덕에서 내려와 진입을 시도 중"이라고 전했다.

현지 당국은 리시강가 수력발전소 건설 종사자 50명과 타포반 수력발전소 인력 150명을 비롯해 마을 주민 등 최소 200명이 실종된 것으로 보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까지 총 15명이 구조되고 시신 14구가 수습됐다. 나머지 170여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사고 수습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인도는 우타라칸드와 함께 있으며 그곳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상출처=유튜브 'Neeraj Musafir']
[영상출처=유튜브 'Neeraj Musafir']
약 14개의 빙하가 강과 인접해 있는 난다 데비 국립공원은 히말라야의 고도 7800m에 위치한 공원이다. 이 지역은 수차례 기후변화와 산림 벌채 때문에 빙하가 떨어지거나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할 위험이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앞서 환경운동가와 주민들은 기후변화와 생태학적으로 민감한 지역에 도로, 철도, 발전소 등을 건립하는 무분별하게 개발하면 안 된다며 이 지역의 수력발전 프로젝트를 반대한 바 있다.

이날 발생 재해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종전부터 히말라야 산맥 빙하가 지구 온난화로 녹아 산중 호수와 강의 범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만큼 이러한 주장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