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위 완성차업체인 포드자동차가 2025년까지 미래차 개발에 290억달러(약 32조원)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CNBC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으로 5년간 전기차에 220억달러, 자율주행차에 70억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다. 이는 2022년까지 하이브리드카 및 전기차 부문에 115억달러를 투자하는 종전 계획의 두 배 규모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커넥티드(무선인터넷으로 외부와 연결되는) 전기차에 전념하겠다”며 “전기차에 올인하고 더 많은 모델을 미래 포트폴리오에 추가하겠다”고 말했다.

전기차 전환을 선언한 미국 완성차업체는 포드만이 아니다. 앞서 미국 최대 완성차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는 2035년까지 화석연료 차량 판매를 중단하고 전기차업체로 변신하겠다고 발표했다. 2023년까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 270억달러를 투자하고, 2025년 30종의 전기차를 세계 시장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이날 포드는 전기차 투자 계획과 함께 지난해 실적도 공개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4분기 28억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연간 전체 순손실은 13억달러로 집계됐다. 올해 영업이익은 80억~90억달러로 전망했다.

다만 최근 불거진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로 생산 차질을 빚게 되면 영업이익이 10억~25억달러 감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드는 당장 오는 15일부터 1주일간 픽업트럭 F150의 생산량을 줄이기로 했다. 미시간주 디어본공장은 기존 8시간 3교대 근무에서 1교대로, 미주리주 캔자스시티공장은 3교대에서 2교대로 근무시간을 단축한다. F150은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픽업트럭으로 포드에서 수익성이 가장 높은 모델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으로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올해 1분기에만 67만2000대의 생산 차질이 발생할 전망이다. 중국의 생산 차질이 25만 대로 가장 많고, 한국과 일본은 각각 10만 대 이하로 예상됐다. IHS마킷은 반도체 부족 현상은 올해 3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확보 싸움을 벌이고 있는 반도체는 마이크로컨트롤유닛(MCU)이다. 자동차의 여러 시스템을 제어하는 ‘두뇌’ 역할을 한다. 반도체 품귀 현상이 발생한 것은 코로나19 사태 영향이 크다. 완성차업체들이 차량 판매가 급감할 것을 대비해 반도체 주문을 미룬 것이다. 그사이 가전 및 정보기술(IT) 관련 반도체 주문이 밀려들면서 공급 부족 사태가 빚어졌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