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부 개설 발표 후 중 정부, 가이아나에 "실수 바로잡아라"
가이아나 정부 "대만과의 합의 폐기…하나의 중국 원칙 고수"
남미 가이아나, 중국 압박에 대만 대표부 개설 '없던 일로'
남미 가이아나가 자국 내 대만 대표부 개설을 돌연 없던 일로 되돌렸다.

중국 정부가 "실수를 바로잡으라"고 압박한 직후의 일이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가이아나 외교부는 이날 대만과의 대표부 개설 관련 합의를 철회한다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한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성명에서 "정부는 대만과 어떤 외교관계도 수립하지 않았다.

서명한 합의에 소통 오류가 있었던 관계로 합의는 폐기됐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대만은 가이아나에 무역사무소를 열었다고 발표했다.

대만 외교부는 가이아나와 지난달 11일 '대만 사무소' 개설에 대한 합의를 하고, 이어 15일 초기 업무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미국 등 여러 대만 미수교국에선 '대만 경제문화사무소' 등의 이름이 붙은 대표부가 사실상 대사관 역할을 해왔다.

대표부 설치가 수교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이아나는 전통적으로 중국과 가까웠다는 점에서 이번 대표부 개설은 대만의 외교적 승리로 여겨졌다.

가이아나가 비록 전체 인구가 80만 명에 못 미치는 작은 나라지만, 최근 산유국 대열에 합류한 자원부국인 데다, 베네수엘라와 국경 분쟁을 벌이는 이웃 사이라는 점에서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국가이기도 하다.

대만 대표부 개설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은 곧바로 반발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가이아나가 대만과 공식적인 관계를 갖길 원치 않는다며 "실수를 바로잡기 위한 진정한 조치"를 촉구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반면 중국의 중남미 영향력 확대를 견제해온 미국은 환영했다.

가이아나 주재 미국 대사관은 성명을 내고 "미국은 가이아나 내 대만 사무소 설치 합의에 박수를 보낸다"며 "가이아나와 대만의 관계를 심화하는 것은 번영과 안보라는 공통 목표를 더욱 증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이르판 알리 가이아나 대통령이 "우리는 중국과의 관계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며, 그 정책을 100% 유지할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고, 결국 몇 시간 후 대만과의 합의 폐기를 발표한 것이다.

현재 대만의 정식 수교국은 15개뿐이다.

2016년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 취임 이후 중남미 엘살바도르와 도미니카공화국, 파나마를 비롯해 7개국이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