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헤지펀드 센베스트매니지먼트
지난해 주당 10달러 미만에 게임스톱 투자해 '대박' 수익률
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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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들과 공매도 기관투자가들의 격전지라는 평가를 받았던 미국 주식 게임스톱. 하지만 외신들은 ‘개인 vs 기관’보다는 ‘기관 vs 개인 vs 기관’의 전쟁이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게임스톱에 공매도 투자했던 헤지펀드들은 대폭 손실을 봤지만, 또다른 헤지펀드는 정반대 전략을 취해 돈방석에 앉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헤지펀드인 센베스트 매니지먼트(Senvest Management)가 게임스톱 투자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번 투자자 중 하나라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센베스트 매니지먼트가 게임스톱 투자를 통해 벌어들인 돈은 7억달러(약 7800억원)다. 같은 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역시 게임스톱에 투자한 모간스탠리의 인셉션 펀드(Morgan Stanley Institutional Inception fund)가 1월 수익률 30%를 돌파, 미국 뮤추얼펀드 수익률 1위(모닝스타 기준)를 차지했다. 게임스톱 사건의 승자가 된 두 기관투자가 모두 공매도가 아닌 매수 전략을 취했으며 지난해 투자했기 때문에 투자단가가 최근 주가에 비해 매우 낮다는 공통점이 있다.
공매도 경험 있는 美 헤지펀드, 게임스톱 숏스퀴즈 가능성 예측

센베스트 매니지먼트는 지난해 1월부터 게임스톱에 주목했다. 당시 월스트리트의 일부 분석가들은 게임스톱 투자의견을 매도(sell)로 제시하며 회사의 앞날을 비관했다. 센베스트 매니지먼트는 공시 분석을 통해 멜빈캐피탈 등 주요 헤지펀드들이 게임스톱에 공매도 투자를 한다는 점을 파악했다. 그러나 센베스트 매니지먼트는 과거 공매도 투자 경험을 돌이켜볼때 게임스톱을 매수한다면 숏스퀴즈(주가 상승 시 공매도 투자자들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더 비싼 가격으로 주식을 되사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게임스톱의 사업구조가 현재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할 경우 주가 상승여력이 생겨 공매도 공격을 버틸 수 있다는 전제였다.

센베스트매니지먼트는 지난해 10월까지 게임스톱 주식을 평균단가 주당 10달러 미만으로 사들였으며 전체 지분율로는 5%를 넘기는 베팅을 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대성공을 거두었다.

WSJ는 월가 펀드매니저들의 말을 인용해 게임스톱 사건에서 개인의 역할은 생각보다 미미했다고 평가했다. 게임스톱 주식 및 옵션 거래량을 볼때 기관투자가들의 참여 규모가 매우 컸다는 분석이다. 게임스톱과 비슷한 주가 급등이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던 AMC, 블랙베리 등에서도 높은 수익률을 올린 기관투자가들이 등장했다. 그러나 게임스톱 등의 주가 상승동력을 레딧의 개인투자자가 제공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센베스트매니지먼트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게임스톱 사건이) 앞으로도 미칠 파장은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기관투자가들이 개인투자자들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새로운 트렌드가 생겨났다는 뜻이다.
낮은 투자단가로 수익률 1위 된 모간스탠리 펀드
모간스탠리의 인셉션 펀드의 투자사례도 센베스트매니지먼트와 비슷하다. 인셉션 펀드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게임스톱 주식 34만여주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시했다. 인셉션 펀드의 투자단가 역시 센베스트매니지먼트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반려동물용품 판매기업 츄이를 창업한 라이언 코헨이 게임스톱 지분을 매입하며 게임스톱이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격전지가 될 것이라는 예고편이 흘러나왔던 즈음이었다.

게임스톱 투자 결과 모간스탠리의 인셉션 펀드는 지난 1월 수익률 30%를 넘기며 지난달 미국 뮤추얼펀드 중 가장 좋은 성과를 거뒀다. 인셉션 펀드가 게임스톱 주식을 최근 얼마나 처분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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